♣속 알머리가 없는 사람
몇 년 전, 직장 송년회 시간이었다.
아내와 강당 맨 뒤에 앉아 있는데 문득 맨 앞자리에 앉은 한 선배의 머리가 눈에 띄었다.
“여보, 저 선배 뒤통수 머리 빠진 거 봐. 나도 저렇게 빠지면 어쩌지?”
아내가 피식 웃으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당신이 더 빠졌어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뭔 소리여. 그럴 리가 있나?”
아내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치며 말했다.
“쉿, 옆 사람 들어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거울 앞에 서서 말했다.
“보라구. 아직 그 선배보다 훨씬 숱이 많잖아.”
아내가 손거울을 주며 말했다.
“돌아서서 뒤를 비춰 봐요.”
한참을 이리저리 노력한 끝에 손거울에 비친 내 뒤통수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소갈머리 없는 사람 하나 더 늘었구만.”
아내가 웃다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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