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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Sad blues

by 은빛지붕 2024. 12. 5.

 

라디오에서는 슬픈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간간히 대통령 서거라는 깊게 잠긴 아나운서의 멘트만이

적막처럼 흐르고 있었다. 장장 18년을 통치하던 박대통령께서 서거하신 것이었다.

그것도 남산의 부장이던 아끼던 고향동무에게 무참히 시해를 당한 것이어서 더욱더 충격이 컸었다.

아내를 잃고 고독한 세월을 보내던 대통령이 갓 예순을 넘긴 나이에 아내를 따라 가 버린 것이었다.

새벽에 비상계엄선포가 뒤이어 전국에 뿌려졌고......

21세기 초반 느닷없는 45년 전의 기억이 밀물처럼 소환되었다. 아! 이게 뭐지!

해보지만 사실은 현실이었다. 적 침투용 헬기가 어둠을 뚫고 의사당 위를 나르고 유리창을 부수며

의사당 안을 침투하는 계엄군인들을 보며 아닌 밤중에 유분수지 홍두께 같은 상황을 보며 아연한

마음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상대방의 잘못은 만백성이 다 알고 있고 숫자로 밀어부치는 세력의

힘겨움도 이해를 하겠지만 그렇다고 대명천지에 총칼을 들고 덤비는 것은 그 나물에 그 밥을 벗어

나긴 죽어도 힘들 것이었다. 서로의 야욕을 한 움큼이라도 내려 놓지 않으면 근성이 뻔한 민족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겠다.

계엄이 지나고 나면 세상은 늘 예전처럼 흘러가겠지만 좌우 승냥이들의 태도를 보면 미래사가

캄캄하다.독을 품었다. 사람의 마음이 보이질 않는다. 다 내가 옳다.

알량한 사상의 차이로 아버지도 없고 반도의 미래도 없다.

한쪽을 맡겨 놓으면 지들이 다 해 먹고 또 저쪽을 맡겨 놓으면 지들끼리 마음 놓고 해 먹는다.

민중은 안중에도 없다.립서비스만 요란하다.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얘기다.

진흙탕에 뒹구는 놈들을 양민들이 어찌 구분하랴. 이래저래 배알이 뒤틀린다.

모두 발가 벗겨 혹한의 칼바람에 내어 걸고 싶다.

군에서 한 겨울 찬바람 부는 오밤중에 연병장에 도열한 팬티바람의 기합이 언뜻 생각난다.

요즈음은 얼차려라고 고상하게 바꿔 부른다지만 당시의 기합은 사람이 기암을 초풍할

정도로 힘들었다.허수아비처럼 두 팔을 벌리고 엄동설한의 벌판에 서 봐야 겨드랑이 밑으로

지나는 바람이 진짜 칼바람인줄 알런지그제야 정신을 차릴런지...

몸도 마음도 벌써 엄동설한이다. 이 강철 같은 겨울이 점점 더 추워질 것 같다.

보일러 온도를 1도 더 올려야겠다. 늙으니 주책없이 추위를 더 탄다.

그날 그날이 별 일 없기를 기도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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