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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 길 위에서의 생각

은빛지붕 2009. 9. 6. 20:14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 쓰러진다.



시 : 류시화 ' 길 위에서의 생각 '





그 누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는지에 대한 보장도 없이
매일 밤 기도하곤 했었죠
우리는 우리 맘속에 있는
희망의 노래를 잘 이해하고 있진 못했죠
비록, 앞으로도 어려운 일들이 많고
두려운 일들이 많겠지만
하지만, 이제 우린 더 이상 두렵지 않아요
우리는 산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있었어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단 걸 알기도 전부터
오래 전부터요

당신이 믿음을 가지고 있기만 한다면
기적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어요
희망이라는 게 힘이 없어 연약하긴 하지만
쉽게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당신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 누가 알겠어요
당신에게 믿음이 있다면
당신은 기적을 이룰 수 있을꺼에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기적을 이룰 수 있어요

이렇게 무서운 세상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억압받고
헛된 생각들에 상처받기도 하죠
희망이란 건 때론, 여름철새 같기도 해서
그저 너무나도 빨리 날아가 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나 지금, 여기 이렇게 서 있어요
내 맘은 내가 설명할 수도 없는
그 무언가로 가득 차 있어요
내가 말할 수 있으라곤 생각도 못했던
그런 굳건한 믿음의 말씀을 찾아
여기 서 있어요

기적이란 게 당신이 원한다고 해서
항상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두려움 앞에서 손놓고 있기가 쉽죠
하지만 당신이 두려움에 눈멀어 있더라도
강철과도 같은 믿음으로
시련 가득한 길을 바라본다면
"희망이 가까이에 있어요" 라고
사랑 가득 찬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겠죠

 

 


 


인생의 변화와 즐거움을 다 소진시키고도 남을
권태와 싫증은 분명 아담의 시대부터 있어 온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간의 능력은 한 번도 제대로 측정된 적이 없다.
과거에 해놓은 일만을 가지고서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없고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인간이 시도해본 것은 너무나도 적기 때문이다.


땅의 표면은 부드러워서 사람의 발에 의해 표가 나도록 되어 있다.
마음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큰 길은 얼마나 밟혀서 닳고 먼지투성이일 것이며,
전통과 타협의 바퀴 자국은 얼마나 깊이 패였겠는가!
나는 선실에 편히 묵으면서 손님으로 항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인생의 돛대 위에, 갑판 위에 있기를 원했다.
그곳에서는 산과 산 사이의 달빛을 좀 더 잘 볼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배 밑으로 내려갈 생각은 없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 1817~1862) 의 저서
'월든(Walden)'에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법정스님의 저서
'산에는 꽃이 피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