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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대한 최대의 찬사

은빛지붕 2023. 6. 1. 09:33

얼마 전 교단의 북아시아-태평양 지역 관할 본부에서 자문 회의가 있었는데,

그 본부를 꼭 보고 싶어하는 아내를 오게 하여 안내를 한 적이 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데이빗 웡이라는 외국인 부장이 내게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불청객”이라고 말할까 하다가“나의 수호 천사”라고 둘러댔다.

그러자 그는“왜 다른 사람들의 수호 천사는 눈에 보이지 않느냐?”라고 다시 물었다.

“ 초청장에 아내를 데려오지 말라는 말이 없지 않느냐?”라고 내가 동문서답을 하자 그가

“편집인들은 원래 말장난을 좋아한다”라고 조크를 하여 한바탕 웃었다.

 

얼마 후 다시 웡 부장과 마주쳤다. 그가“당신 아내는 아주 편안해 하더라. 얼굴에 긴장이 없고 자연스러워 보이더라.”

라고 말하길래 그렇게 봐주어 고맙다고 하자 그는“실은 아내의 얼굴에 긴장이 없다는 말이 외국에서는 남편에 대한

대단한 찬사”라고 말해 주었다. 아내의 얼굴을 보면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저 의례적인 덕담(德談)이었지만 그의 말이 내게는 어쩐지 책망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속 좁은 마음으로

아내의 얼굴을 그늘지게 만들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음을 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컵의 물로 끌 수 없는 불은 없어
 미국의 저명한 가정 문제 전문가가 남편들을 대상으로‘행복한 가정’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고 있었다.

누가 들어도 맞는 말만 하는 그 강사는 완벽한 남편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강의 도중 그는 느닷없이 이렇게 실토했다.

“실은 저도 곧잘 부부 싸움을 합니다. 가끔은 큰 소리도 지릅니다.”기가 죽었던 청중들의 얼굴이 이 말을 듣고 확 펴졌다.

갑자기“와”하는 환호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이 말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데서 오는 안도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따금 다투는 자신들의 결혼 생활이 아주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부부간에 아무런 다툼도 없는 완벽한 가정은 있을 수가 없다. 만일 싸움을 전혀 하지 않는 부부라면 그것은 어느

한 편이 일방적인 굴욕을 강요당하고 있든지, 아니면 상대방에 대해 완전한 체념에 빠져 있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다툼이 아니라 그것을 처리하는 바른 방법을 갖고 있느냐일 것이다.

 

 성경은 아내가“더 연약한 그릇”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편들에게“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고 명하고 있다. 놀라운 말씀이다. 그리스도의 교회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그분은 죄인이 그분과 화해하러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을 낮추고 직접 우리를 찾아오셨다.

남편은 그와 같은 사랑을 아내에게 베풀도록 명령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부부 관계를 정상화 시키려면 남편이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그리스도는 그의 아내인 교회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만일 남편이 자신의 자존심을 십자가에 못박고,

화해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며, 희생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대부분의 부부 갈등은 쉽게 해결될 것이다.

 

“충분히 그리고 빨리 붓기만 한다면 한 컵의 물로 못끌 불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불은 초기 진화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부부 싸움에 있어서도 사실이다.

화해를 늦출수록, 해결을 미룰수록 서로 손해요 더욱 파괴적으로 된다. 섬세한 사랑의 감정이 큰 상처를 입는다.

작은 천국은 작은 지옥이 된다. 아내가 먼저 나서서 그 불을 꺼주기를 기다린다면 늦는다. 남편이 앞장서야 한다.

 

빅뱅이 오기 전에
통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이혼은 해소되지 못한 작은 불만들과 그로 인한 분노의 누적이 그 원인이다.

「 분노, 그것을 어떻게 알아내고 대처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레오 매도우 박사는 분노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만성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혈액 속의 화학적

변화가 그대로 유지된다. 궁극적으로 이런 상태는 몸을 해친다.”

의학자들에 따르면, 분노는 사람의 중뇌(中腦)가 관장하고 있다. 분노는 인생의 장애물들을 제거하려는 우리 영혼의

자연적인 노력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그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우리가 자발적으로 뭔가를 할 때 -

예컨대 샌드백을 두드린다든가 - 대뇌는 장애가 제거되었다는 기별을 중뇌에 전한다. 그러면 분노에 대한 중뇌의

자율적 반응이 중지되고 몸은 정상으로 돌아간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사람들은 분노의 파괴성을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지하실 벽에 병을 던지거나 장작을 패기도 한다. 한적한 곳에서 소리지르고 울부짖기도한다.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 찬 편지를 써서 며칠간 보관했다가 태워버리기도 한다.

작은 공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화가 날 때 으스러지도록 꽉 움켜 쥐기도 한다. 컵을 땅에 던져 깨뜨리기도 한다.

물론 아내가 그런 식으로 분노를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남편과의 관계는 회복되지 못한 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를 대하는 일은 어색하고 거북할 뿐 아니라 고통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의 상태는 아내의 정신 건강에 좋지 못하다. 혹은 아내가 분노를 억눌러 마음속 깊이 묻어 둘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라진 것이 아니며, 여전히 파괴적이다. 몸이 계속 긴장 상태에 있게 된다.

그런 비정상적 상태는 심신을 병들게 만든다. 그리고 누적된 불만은 언젠가“빅뱅”, 즉“대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남편의 거울
용모는“마음의 거울”이라고 한다. 우리의 감정이 용모에 반드시 그 흔적을 드러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아내의 얼굴은“남편의 거울”이다. 남편의 어떠함이 아내의 얼굴에 그 흔적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오늘 아내의 얼굴을 살펴보라. 어떤 모습인가? 굳어 있는가 아니면 자연스런 표정인가?

저기압으로 그늘져 있는가  아니면 만족감으로 얼굴이 환한가? 아내의 얼굴은 남편이 아내를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는지 틀림없이 드러내줄 것이다. “당신 아내의 얼굴에 긴장이 없어 보인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은 아내에

대한 배려가 깊은 남편임에 틀림없다. 그 말은 남편에 대한 최대의 찬사가 될것이다.

“인생은 부분적으로는 자신이, 나머지는 자신이 선택하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란 격언이 있다.

아내의 인생이 특별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