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아리랑
우리 인생길에도 따뜻한 날만 있다면 좋을 듯하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적당한 바람과 비와 눈과 햇빛 그 모든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초보 운전에 대해 검색해 보았더니 재미있는 말들이 많다.
“무한 초보”, “선배님, 죄송합니다. 미치것지유? 지는 환장허것네유.”, “뽀짝 부트지 마소. 언덕길 시동 잘 꺼진당께요.”,
“초보 운전, 옆에서 불러도 잘 모름.”, “밥 하고 나왔어요.”, “세 시간째 직진 중. 눈에 뵈는 게 없음.” “와 봐, 실력은 초보,
건들면 람보” 실제로 그렇게 붙이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글귀가 많았다.
여러 해 전부터 남편은 내게 운전을 가르쳐 주려고 애를 많이 썼다. 아이들 어려서도 간간이 공터에 데려가 이것저것
알려 주었는데도 내가 워낙 기계치라 몇 번 배우다 말곤 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젊은 날에는 결국 배우지를
못하고 오십 넘어서야 조금 여유도 생기고 해서 적당한 시간을 내어 하나하나씩 배우고 또 배웠다. S자, T자, 후진,
언덕 오르기 등등 열심히 배웠지만 그만큼 능률은 많이 오르지 않았다. 그러고서도 무슨 용기로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보았는지. 여러 차례 갔지만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계속 떨어졌다. 챙길 것은 또 뭐가 그리 많은지.
언덕도 못 가 하차하기도 여러 번이었고, 이제는 수입 인지 붙일 자리도 부족할 정도였다.
그러다 결국 다른 일 때문에 못하게 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다고, 나이 하나라도 더 젊을 때 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고
그간 배운 것이 있어서인지 오래 걸리지 않아 면허증을 받게 되었다. 감사하고 기뻤다. 그러나 어디 그것으로 다 되는
일인가. 또 남편의 도움을 받아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서 어느 정도 도로 주행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남편이 혼낼 때는 야속하고 그만두고 싶기도 했지만,
참기도 하고 때로는 노래로 응수하기도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그런 과정 속에서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런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진도 아리랑 곡조에다 이렇게 가사만 바꾸어 보았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 50 넘어 운전 배운다고 촐랑대는 마누라 솥뚜껑 운전이나 잘했으면 좋겠네
- 아무리 가르쳐도 서투른 이 사람아 이제 뭣하러 배운다고 애간장만 태우나
- 잘할 줄도 모르면서 몰래 연습한다고 열쇠 자꾸 없어지니 큰일이로구나
- 열쇠를 감춰 두고 급히 나가야겠는데 어디다가 두었는지 안절부절못하네
- 기아는 5단이요 10단도 안 되는데 그까짓 거 못해서 쩔쩔매는 꼴이라지
- 온갖 구박 다 받다가 열 받았는지 대기만성형이라고 구시렁구시렁
스승의 날이 되면 남편은 자기에게 왜 선물을 주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가
착해서 잘가르쳐 주었다고 하면 나는 아니라고, 내가 속이 좋아서 배운 것이라고 하면서 웃기도 한다.
운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네 인생길도 초보 운전하는 심정으로 살아간다면 승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적어 본다.
➊ 기도해야 한다.
➋ 법규를 잘 지켜야 한다.
➌ 시야를 멀리 보아야 한다.
➍ 집중해야 한다(한눈팔지 말 것).
➎ 너무 빨리 달리지 말아야 한다.
➏ 연습 또 연습
➐ 포기하고 싶을 때라도 끝까지 해야 한다.
➑ 보호자(강사)가 옆에 앉아 있으면 안심이 된다.
➒ 차선을 지켜야 한다.
➓ 세상의 어느 일도 거저 되는 일 없고 또 노력하면 안 되는 일도 없다.
운전은 잘해 봐야 본전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더욱 조심하고, 되도록 더 많이 걸어 다니려 한다.
여러분도 무엇이라도 도전해 보길 바란다. 무엇이든지 익숙해지면 아무것도 아니다.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것들을 하나씩 배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