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HI-RES MUSIC AUDIOPHILE

은빛지붕 2023. 10. 3. 00:05

 

개미는 이 우주보다 커다란 자신에게 이끌려서 부지런히 썩어가는 사체들 주변을 기어다닐 것이다.

육체는 그 안에 깃든 것을 우주보다 커다랗게 만드는 현미경이다.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니고 사는 기쁨은

어둠을 건너오는 별빛 같은 것이다. 내가 눈을 깜빡이면 같이 깜빡이는 태초부터 한번도 끊겨 본 적 없는

별빛같은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나 고양이, 지렁이, 지네, 벌레로 태어난 것이나 복불복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무엇으로, 누구로 태어났건 감사할 일이다. 고양이로 태어났으면 날카로운 발톱과 유연함에 감사하고

지네로 태어났으면 양쪽 합하면 오십개는 될 것 같은 많은 발에 감사하고, 지렁이로 태어났으면 땅속으로 파고

들 수 있는 매끄러운 몸과 환대에 감사하고, 무엇으로 살아가건 잠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살다가면

그만이다. 어떻게든 오래 머물려고 바둥거리면 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