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Romantic Spanish guitar music
은빛지붕
2023. 10. 21. 00:02
취재차 노교수 한 분을 만나 뵐 일이 있었는데 '언제 결혼을 결심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 주셨다.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하고 깨닫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잘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는 나를 그다지 돈을
잘 벌지도 못하는 나를, 세상을 그저 불만 가득한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나를,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은 나를,
그런데도 이 사람은 좋아해 주는구나.’그런 생각이 들자 너무나 고마워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한다.
이런 나와 함께 험난한 세상을 끝까지 살아 주겠다고 결심해 준 아내가 지금도 눈물 나게 고맙다고 하셨다.
늘 곁에 있어 준 아내 덕분에 힘겨운 세상을 사는 일이 조금은 수월했다고, 진심으로 고마워하셨고 행복해하셨다.
길고 긴 골목길이 끝날 때까지 두 손을 꼭 잡고 나를 배웅해 주셨던 노교수님 부부, 그 길었던 골목길만큼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고마워하시던 두 분의 깊은 사랑도 아주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았다.
그날 선물로 주셨던 시집의 아름다운 시구처럼 말이다. "내 그대를 사랑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