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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은빛지붕 2023. 11. 12. 00:04

 

 

태평양의 한 섬에는 진기한 결혼 풍습이 있었다. 그것은 결혼을 앞둔 처녀의 값이 소의 마리 수로 결정되는 것이었다.

신랑 후보는 신부의 부모가 요청하는 마리만큼의 소를 가져와야만 신부를 데려갈 수 있었다. 보통 처녀들은 소

세 마리 정도에 시집을 갔다. 소를 가져오겠다는 총각이 나타나지 않는 처녀들은 그대로 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섬에 마한나(Mahanna)라는 천덕꾸러기 처녀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가난한 집에서 보잘것없이 자랐다.

마한나의 부모는 늘 걱정하면서 말했다. “너 같은 것을 누가 데려가겠냐? 소 한 마리 준다는 사람도 없을 거야.”
마한나는 ‘나는 소 한 마리 값도 못 돼.’라고 생각하며 열등감에 속에 살아왔다. 누가 보아도 마한나는 얼굴도 예쁘지

않고 주눅이 들린 평범 이하의 처녀였다. 그녀를 위하여 소 한 마리라도 바치는 남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섬에 충격적인 소문이 펴졌다. 마한나에게 청혼한 남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 섬에서

잘생기고 용감해서 뭇 처녀들의 가슴을 태우는 쟈니링고라는 총각이 천덕꾸러기 마한나에게 청혼했다는 것이다.

섬사람들은 술렁거렸고 아마도 쟈니링고가 소를 아끼기 위해 한 마리도 주지 않고 마한나를 데려갈 모양이라고

수군거렸다. 쟈니링고가 청혼하러 왔을 때 마한나의 부모는 큰맘 먹고 소 두 마리를 요구하였다.

그것도 너무 많다고 하면 소 한 마리라도 받고 주어 버릴 셈이었다.
그러나 쟈니링고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두 마리라니.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마한나의 착하고 어진 마음과 행실을 보고 흠모해 왔습니다. 저는 소 일곱 마리를 마한나를 위해

드리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 귀를 의심하였다. 소 일곱 마리는 추장의 딸인 공주를 데려갈 때나 내는 지참금이었다.

그런데 쟈니링고는 천덕꾸러기 마한나를 마치 공주처럼 취급한 것이었다. 마한나의 부모는 깜짝 놀랐다.

그 누구보다 제일 놀란 사람은 마한나 자신이었다. 그는 깊은 감사와 감격으로 가득 찬 황홀한 눈으로 쟈니링고를

우러러 보았다. 그 섬에서는 신혼부부가 일 년 후에야 신부의 집에 찾아와서 인사를 드리는 것이 풍습이었다.

쟈니링고와 마한나가 일 년 후 친정으로 돌아오는 날 마한나의 집에 모여 있던 마을 사람들은 마한나의 변한 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크게 놀라고 말았다. 마한나는 일 년 전의 주눅 들려 눈치나 보던 천덕꾸러기 마한나가 아니었다.

그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마치 공주처럼 그의 태도는 우아했고 그의 얼굴은 사랑과 헌신으로 조화된 신비스럽고도

아름다운 표정을 띠고 있었다. 딸의 아름다운 모습에 얼이 빠져 있던 마한나의 부모는 서로 마주보며 이렇게 말했다.
“내 딸이 이럴 줄 알았으면 소를 열 마리 달라고 할 걸.” 그의 가치를 진심으로 알아주고 그를 공주처럼 귀하게 여기

남편의 사랑 속에서 마한나는 정말 그대로 변하고 만 것이었다. 우리 가정에도 쟈니링고와 마한나처럼 서로 알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피곤에 지친 아내를 노래하게 만들고 주눅 들린 남편이 다시 일어나도록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왕자나

공주처럼 고결하게 자라도록 서로서로 이해하고 알아주고 가치를 높여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과 신앙의 힘이

만들어 내는 신비한 묘약이 아닐까?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그분의 생명처럼 사랑해 주시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