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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통증이란 무엇인가?

은빛지붕 2024. 12. 5. 00:00

 

 

고질적인 통증을 달고 사는 것만큼 인생을 괴롭게 하는 일도 없다. 특히 이 시대는 만성 질환과 환경성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때때로 엄습하는 통증의 공포는 단순히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삶을 포기하고 싶은 지경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만성 통증. 의학적으로는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될 때를 만성 통증(chronic pain, Chronische Schmerzen, 慢性痛症)이라고 하는데, 외형적 조직 장애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직접적인 손상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최근 현대 의학은 만성 통증과 관련하여 물리적 증상 치료를 넘어 정신과 감정적인 측면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심리 교육만으로 또는 정신요법을 가미해서 수천 명의 심각한 통증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해 낸 존 사노 박사(뉴욕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통증의 80퍼센트 이상이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내가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알레르기 비염, 등·목·어깨·팔다리 통증, 두통, 탈출 추간판(디스크), 섬유 근육통, 류머티즘, 고혈압 등 몇 년, 혹은 몇 십 년 동안 안 해 본 치료가 없는 통증 환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따라서 만성 통증의 개념과 치료 방법, 만성 통증에 쉽게 노출되는 사람의 특징을 살펴보고, 만성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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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통증이란 무엇인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종류의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병원을 찾는 사람의 대부분은 통증이 주요 증상인 경우가 많은데, 두통, 요통, 견통 등 통증의 종류도 다양하다. “쥐어짜는 것 같아요.”,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아요.”, “쑤시면서 아파요.”, “뭐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아요.” “뻐근해요.” 등등 통증과 관련한 다양한 표현들을 통해 고통스런 상황을 호소한다. 통증은 환자가 표현하는 매우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규명하거나 정의하기가 어렵다. 통증이라는 것이 단순히 신체적 손상의 정도와 비례하여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불안, 우울 등의 다른 심리적 변수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고 개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통증 행동(pain behavior)을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급성 통증은 질병이나 외상에 의한 조직 손상과 같은 통각 수용성(nociceptive) 자극에 의한 생물학적 증상이며, 통증을 느끼는 부위는 주위로 퍼지기도 하지만 대개 국소적이다. 또한 급성 통증은 조직병소가 남아 있을 때까지만 존재하며 그 이후 병소가 회복됨에 따라 통각 자극이 감소하면서 통증도 서서히 감소하여 보통 여러 날 혹은 몇 주 지속된 후 사라진다. 그러나 만성 통증은 급성 통증과 달리, 조직 병소의 회복 기간보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며 증상이라기보다 하나의 질병으로서 진행된다. 만성 통증은 조직 병소 자체가 만성적인 질병일 때에도 나타날 수 있으나 손상이나 질병이 회복된 후에도 급성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어 만성 통증으로 진행한다. 만성 통증은 보통 증상을 보이는 부위의 경계가 명확치 않고 지속적이며 환자는 대개 우울증이 동반되거나 무기력함을 보이기도 한다.특히 신경인성 통증과 같은 만성 통증은 진단 및 치료가 어렵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많은 부담과 경제적 비용이 든다. 만성 통증의 유병률에 대한 조사에서는 전체 인구 중 적게는 2퍼센트, 많게는 55퍼센트까지도 보고되고 있으며 급성 외상의 빈도는 줄어 가고 있지만 현대 사회의 높은 스트레스는 만성 통증의 빈도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만성 통증에는 어떤 것이 있나?
통증은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에 따라 두통, 경통, 요통, 견통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분류는 가장 기술하기가 좋고 환자들에게도 쉽게 설명이 가능하여 임상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치료적인 측면에서는 제한점이 많다. 만성 통증은 통증의 원인 병인에 따라 신체적 원인과 정신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신체적 원인으로는 조직 손상이나 염증에 의해 통각 수용체가 자극되어 유발되는 통증과 신경계 병변으로 인한 신경인성 통증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신경인성 통증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신경계 병변이 확인되거나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로 인한 통증으로 정의할 수 있다. 신경인성 통증은 그 원인에 따라 말초 신경계 병변에 의한 신경병증과 뇌졸중이나 척수 손상, 다발성 경화증 등에 의한 신경병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신경인성 통증의 병태 생리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이를 규명하고자 국소적 병태 생리, 척수 단계에서의 병태 생리, 뇌 중추에서의 변화 등으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진단과 평가 측정
만성 통증 환자의 진단은 쉽지 않은데 병력 조사, 신체검사, 신경계 기능 검사와 같은 포괄적인 의학적 평가뿐 아니라, 때로는 심리 사회적 평가를 포함한 팀 접근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통증의 진단과 치료에서 통증 강도의 측정은 필수적이나 통증의 주관적 특성 때문에 통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통증의 주관적 측면의 검사는 평가 척도로 10센티미터의 직선에 통증의 정도를 표시하게 하는 시각상사척도(visual analog scale)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재활의학과적 치료
통증 환자 치료의 근본적인 목표는 주관적인 통증과 통증에 의한 행태를 조속히 제거하여 신체 활동이나 신체 기능을 최대화 또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생활이 병전 수준으로 회복하도록 해서 전체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향후 통증이 재발할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숙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통증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나 각종 시술, 물리 치료와 같은 치료들의 오남용이되지 않도록 확인 및 조절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급성 통증과 달리 만성 통증은 완전한 통증의 제거보다는 통증의 완화 및 통증 행동의 개선에 의한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만성 통증은 다원적 접근에 의한 팀 접근법이 필요하게 되고 여러 관련 과와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때에 따라서는 가족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가족과 함께 진료 상담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1) 약물 치료의 원칙
 관절염, 암, 화상 등 만성적인 질환이나 병소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통증은 급성이면서 재발성인 형태로 지속된다. 이 경우 약물 요법은 통증의 원인에 대해서 직접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이때 주로 사용하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이며 가끔 마약성 진통제나 항경련성 약물들을 통증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원인이 되는 병소가 없으면서 발생하는 만성 통증증후군 환자의 경우는 복용하던 약물의 중단 또는 경감이 치료의 목표가 되며 많은 환자가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항우울제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2) 물리 치료
 치료 목표는 완전한 통증의 제거보다는 통증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경감시켜 통증 행동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비약물적 치료법들이 보조적 치료 방법으로 흔히 사용된다. 이러한 통증 조절 방법으로는 온열 치료, 한냉 치료, 전기 치료, 생체 되먹이기 치료 등이 사용될 수 있다.


3) 중재적 치료
 중재적 치료는 급, 만성 통증 치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진단적 목적으로 쓰일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재적 치료법은 다원적 치료 접근 원칙에 따라 다른 치료법들과 함께 사용되어야 한다. 중재적 치료법으로 신경차단술이 있으며 국소 마취제에 의한 통증 전달의 차단은 만성 통증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는 흔한 중재적 치료법의 하나이나 대부분의 경우 장기간 완전히 통증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국소 신경 전달의 차단이 영구히 통증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으며 물리 치료나 운동 치료 전에 이를 시행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신경 전달 차단에 사용되는 방법으로 주로 사용되는 것은 경막외 차단, 국소 마취제 또는 국소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 신경 차단, 교감 신경절 차단 등이 있다. 이외의 중재적 시술에는 화학적 신경 용해술,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있다.


4) 운동 치료
 운동 치료의 목적은 신체 조건을 향상시키고 기능적인 면에서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통증을 감소시켜 더 나은 삶을 유지하게 해 준다. 만성 통증 환자들은 운동량이 감소하여, 그 결과로 관절 운동 범위의 감소, 근력 약화, 지구력 감소, 근위축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만성 통증 환자에게 운동 치료의 목적은 근력을 강화시키고 지구력을 향상시키며, 근육을 신장시켜 적절한 관절 가동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다.만성 통증 환자의 활동 수준을 증가시키는 구체적인 운동은 통증에 따라 특별히 실시하는 운동과 자전거, 수영, 걷기 등의 일반적인 운동이 있다. 만성 통증 환자의 행동 개선을 위해 실시하는 운동은 환자의 통증과 신체적인 한계 내에서만 가능하다. 운동 정도의 결정을 위해 초기 목표 운동량을 정하고 목표에 도달하면 점진적으로 목표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실질적인 운동 방법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차이를 두어야 하며, 그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처방되어야 한다.


5) 심리 사회적 치료
 만성 통증의 치료 목적 중 하나는 통증 행동의 개선이다. 이는 투약 횟수나 의사를 찾는 횟수의 감소와 더불어 신체 활동의 증가와 직장 복귀 등의 건강 행동의 증가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지 행동 접근법, 그룹 치료 등의 심리 치료, 생체 되먹이기 치료와 이완 훈련, 직업 상담을 통한 직업 재활 등의 심리적, 사회적 중재가 필요하다.


만성 통증의 문제점
일단 만성 통증으로 진행되면 활동성이 감소하므로 2차적으로 통증이 생길 수 있고 관절 가동 범위의 감소, 근막통 증후군,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력 약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만성 통증환자에서 약물 중독과 의존성은 중요한 문제인데, 비암성 만성통증 환자(교통사고, 화상, 수술 후 통증, 협심증, 심근경색, 골절상, 요통, 췌장염 등등)의 30, 40퍼센트에서 약물 의존성이 생기며 약물 남용과 의존성이 있는 환자는 일반적으로 예후가 나쁘다. 또한 이환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우울증이 잘 생기며 가족과 친지 주위 동료들에게 2차적 이득을 얻어 내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가족에게 부담을 주어 만성 통증 환자 배우자의 25퍼센트에서 우울증이 발생하며 35퍼센트에서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심할 경우 사회 생활에 지장이 있고 일정기간 동안 직업 활동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모든 통증은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하여 원인을 제거하고 만성 통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
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