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가족과 어떻게 보낼 것인가?
반짝이는 성탄 트리의 전구를 보며 우리는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의 기대감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한 많은 공연들이 홍보되고, 연말연시에 걸어 볼 만한 ‘겨울 녹색길 10선’이 소개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송년회의 일정들이 약속되겠지만, 아이들과 못다 한 대화도 나누고 함께 뒹굴며 가족이라는 온실에서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면 가슴 따뜻한 가정을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 그 어떤 송년회의 계획에 우선하여 내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의 계획을 세워 보자.
영어사전을 뒤적이며 남의 나라 말을 해석하듯이 십 대 자녀들의 말을 해석해 보려고 애쓰다가 적당한 대화까지는 겨우 가능한데, 이제는 동시통역이 안 되면 아이들이 대화에 끼워 주지도 않는다고 한탄하던 어느 아버지의 말이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의 이야기가 되었다. 세대 간의 이해와 공감 그리고 가족에게 사랑받고 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친가나 외가를 방문해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면서 삼대의 애정을 키우는 기쁨을 누리는 계획을 하는 것이다. 형제들과 사촌들까지 모일 수 있다면 더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감동, 칭찬 나누기
온 가족이 모였을 때 할 수 있는 첫 번째는 지난 일 년 동안 지내면서 가족들에게 느낀 감동과 칭찬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작은 것에 감동을 한다. 상대방에게서 받은 그 감동을 전하는 것은 크리스마스에 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매우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자녀들이 출생하여 성장하는 모습에서 부모들은 감동하고 행복해한다. 어린 자녀들의 잠자는 모습과 표정, 옹알이 소리, 아이가 처음으로 뒤집고 기어다닐 때, 앉고 서고, 한 발짝 떼고 걷기 시작할 때 받은 감동과 행복을 이 세상에서 나만이 누리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은 나 혼자만의 경험이었을까? 이러한 감동의 표현이 자녀들에게 큰 사랑으로 체험될 것이다. 아기 예수가 탄생했을 때 천사들이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누가복음 2장 14절)라고 찬양했던 것처럼 크리스마스에 가족 간에 나누는 이러한 정감 있고 사랑스러운 대화는 가족의 화목과 평안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지난 일 년 동안 가족들의 삶에서 감동받은 것과 감사한 것을 대화로 또는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 내용을 적어서 나누어 보자.
음식 함께 요리하기
두 번째로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요리하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음식 준비물은 요리 전에 주방에 익숙한 아내가 먼저 준비한다. 남자들을 중심으로 자녀들과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이 담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서툴지만 함께 모여 쿠키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양파를 썰면서 눈이 맵다고 허리가 아프다고 투덜대는 손자들이 할머니에게 감사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게 작은 천국이 아닐까? 그리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 자녀들에게 음식을 나눠 먹는 즐거움도 알려 주고 자부심도 심어 줄 수 있는 보너스가 될 것이다.
함께 산책하기
세 번째, 온 가족이 식사를 나눈 후에 함께 집 근처 뒷산에 있는 산책로를 걸으며 오붓한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다. 눈이 조금 쌓였거나 낙엽이 떨어진 겨울 산길에서 동물, 새, 곤충들의 흔적을 찾아보면서 가족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 산책로에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다면 어린 자녀들에게 운동법을 가르쳐 주면서 신선한 공기를 맘껏 맡도록 하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크게 소리 내어 웃어 보자. 건강의 소중함을 더불어 체험할 것이다.
가족사진, 동영상 관람하기
네 번째로 다 함께 가족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관람하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면서 사진을 인화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대부분 컴퓨터에 저장해 두거나 DVD로 구워 놓기 마련이다. 그동안 컴퓨터에 묵혀 두었던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거실 TV에 연결하여 보자. 온 가족이 함께 성장해 가는 자녀들의 모습, 부부간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것이다. 자존심을 세우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자녀의 성적표가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멀게 했다면 오늘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음에 감사하는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족 십계명 만들기
다섯 번째로 그동안 가족들이 잘 지켜 왔던 것, 앞으로 지켜가야 할 일, 약속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나누어 보고 10가지를 정리해서 가족 십계명을 만드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녀·손들에게 가족의 십계명을 설명해 주면 좋다. 신앙생활을 잘하라고, 정직하게 살라고, 공부하는 목적이 자신의 안락만을 위한 것이 아닌 사회에 봉사하고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삶에서 체험한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일 년 동안 잘 실천할 수 있도록 축복기도를 해 주면 자녀·손들이 새로운 인생의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 크리스마스에 다시 모였을 때 어떻게 실천하였는지 나누면 더욱 좋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감동과 행복의 선물이 있기에 온 세상 사람들에게 공평한 날이다. 사랑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