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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들꽃

은빛지붕 2010. 6. 29. 22:40

 

유년의 들꽃


물가 절벽에 개망초가 한 송이 피어 있다. 그 앞에 단발머리 한 어린 계집아이가 쪼그리며 바라보다가
뽀로로 : 아부지
아버지 : 와
뽀로로 : 아부지예
아버지 : 와 자꾸 부리노.....퍼뜩 말해봐라
뽀로로 : 조~~오기
아버지 : 조기 뭐 말인데.....가시나 퍼뜩...
뽀로로 : 아부지예 조~~오기 저 꽃 이름이 뭔데예
아버지 : 아, 그거는 개망초라 칸다.....
뽀로로 : 개망초라꼬예.....무신 말이라예
아버지 : 그거는.....이 아버지 어릴 때도 피었지....니 할배 젊었을 때 그때 나라 빼앗긴 시절 저기 온 들판에 가득 피었는기라.....
뽀로로 : 그래서예
아버지 : 그래서 나라 망하게 하는 꽃이라 그래 불렀다고 카더라
뽀로로 : 아부지, 할배는 어떤 분이라예.....
아버지 : 너그 할배는....
어머니 : 보소, 바쁜데 아 델꼬 머하능교.....퍼뜩 논에 가입시더
아버지 : 알았데이....야야....야그는 담에 해 주꾸마
뽀로로 : 아부지예..그라믄 조기 저 꽃 좀 꺽어주고 가이소.....
어머니 : 야가 무신 소리하노...꽃은 함부로 꺽는거 아이데이.....누가 니 팔뚝 뚝 분질러뿌만 어떠켄노..꽃도 다 생명이 있는기라....
뽀로로 :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바라본다. 나비 한 마리 어디선가 날아와 꽃위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