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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노년기에 대해

by 은빛지붕 2023. 3. 20.

 

인간은 오래전부터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생의 어느 한 시기에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 질문은 생의 사계절 중에 체력이나 활동력이 점차 감퇴되어 가는 노년기에 더 마음을 차지하는 물음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노년기는 생의 가치를 재검토하는 시기입니다.

 

자연계에도 이 계절에서 다음의 계절로 변해 가는 것이 매우 점진적이며 은밀한 것처럼

생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그 변화와 발전의 과정이 분명히 의식되지 않습니다.

생의 여름에서 가을을 맞이했는가 했는데 어느덧 노년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 이유는 생의 가을에 이미 노년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의 가을에 노년기를 위한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그 준비는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노년기를 맞이해서도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떤 분은 은퇴 후에 급속히 노쇠현상을 맞이하는데 그러한 경우 대부분 의미 있는 일을 갖지 못해서입니다.

반면에 은퇴 후에도 계속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분은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가고 있는 경우입니다.

 

제가 캐나다 밴쿠버에 갔을 때 60세 이상된 노년기를 맞이한 분들로 구성된 시온 성가단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매주 목요일 그 시에 있는 컴유니티센터에 모여 한 시간 성경공부, 함께 점심식사,

오후 한 시간 합창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매해 상반기·하반기 공연회도 갖습니다.

 

그분들의 말에 의하면 주간에 그날이 제일 기다려진다고 합니다.

그 시간은 자기들에게 이민 생활에서 유일한 의미라고 했습니다.

노년에 의미 있는 일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노년기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입니다.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생의 다른 계절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두 가지 현저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생리적인 변화입니다.

어떤 분이 자신의 노년기를 표현한 글 가운데 이러한 내용의 글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젊은 시절이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전연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밤마다 잠자리에 들어 그다음 날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나의 귀는 서랍 안에, 나의 이는 컵 속에, 나의 눈은 책상 위에 놓여 있곤 한다."

 

이 글은 생의 노년기에 경험하게 되는 상반된 의식을 표현한 것입니다.

노년기에 들어선 분들로부터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마음은 아직도 젊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반된 의식이 노년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합니다.

전도서를 기록한 지혜자도 노년기에 찾아오는 변화를 아주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팔이 떨리고,

두 다리가 약해지고,

이는 빠져서 씹지도 못하고,

눈은 잘 안 보이게 되고,

귀는 잘 들리지 않게 되고,

잠이 적어지고,

귀가 어두워서 노래를 못하며,

두려움이 많으며,

머리털이 희어지며,

젊은 시절처럼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하며,

육체적 정신적 의욕을 잃어버리게 된다."

 

전도서 기자는 이러한 노년기를 곤고한 날이라 말씀합니다

전도서 기자가 노년기를 곤고한 날이라 말씀한 것은

육체의 기력이 쇠하여지고, 모든 일에 흥미를 잃게 되고, 우울함을 더욱 느끼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지혜자는 이러한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창조자'를 기억하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 노년기를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창조자를 의뢰하며 살아가면 생을 의미 있게 살게 되고

노년기 위기를 바르게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사회적인 면에서 노년기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에서 해방되는 시기입니다.

인생의 노년기에는 아쉬움과 후회만이 있는 계절은 아닙니다.

인생의 노년기는 많은 경험을 재산으로 축적하고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가치를 재검토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옛날 히브리 사람들은 인생의 노년기는 많은 학위를 가지고 있는 매우 값진 시기라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은 그들의 공동체에서 존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노년기에 갖게 되는 경험은 교실에서 지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삶의 현실에서 체험적으로 익힌 것들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입니다.

값지다는 것은 시행착오를 거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젊은 신혼부부가 결혼 전에 육아법에 관한 책을 사서 육아 양육에 관한 지식을 다 습득했다고 해도,

생의 노년기를 맞이한 어머님의 경험에 비할 바 아닙니다. 인생의 노년기는 그러한 의미에서 매우 값진 시기입니다.

잘못하면 노년기에 이르러 지나온 과거를 모두 경멸해 버릴 수 있는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노년기는 더욱 아쉬움과 공허만이 남게 됩니다.

그러한 태도는 노년기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아닙니다.

그와는 반대로 지나온 날의 경험들에서 값진 교훈들을 찾아내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후세들에게 글로 또는 말로 유산으로 전수해 주는 것이 노년기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비결입니다.

자신의 지나온 날들을 경멸하지 않고 값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노년기를 쉽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한편 노년기에서는 지나온 날들에서 경험한 값진 경험의 유산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다가오고 있는 마지막 시간을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가서 서야 할 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 시간을 위한 준비는 언제나 되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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