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925 서서 우는 나무 행님요! 무지개다리 건너는데 하얀 국화가 이리도 많이 피어야 하오. 비단결에 쓰인 저 산 사람들의 수 많은 행적은 검은 피처럼 거북하구려. 이파리 이파리마다 눈물은 맺히고 하얀 동굴처럼 이승길을 지나면 오종종 젊은 유족들, 오랫만에 보는 아이들이 낯설기만 하오. 행님요! 웃지마소! 하얀머리 주름진 얼굴에 거친 껍질로 서 있는 고목이 행님이 그 토록 애꼈던 아우 아니오! 아우의 목소리가 그리도 듣고 싶었소! 그저께 허공에 뜨는 목소리로 몇 마디 주고 받은 게 우리네 마지막 대화라니 애닯고 애석하오! 그래도 참 다행이오! 행님요! 마지막으로라도 우리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 두었으니, 그리고 그 거칠고 힘든 일 줄이지 않고 편안히 살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오! 제발 그곳에서는 일 들어와도 모른척하고 행님.. 2024. 12. 20. 대화의 기술 우리 부부의 최대 난제는 일상에 쌓인 불만을 풀어낼 때 마주 앉아 대화하는 기술이 서툴다는 것이다. 반 세기를 함께 살아가지만 아직도 마주 앉으면 대화보다 싸움에 가까운 대화가 이어진다. 미리 서로에 대한 감정을 갖고 적개심으로 마주 앉기 때문이다. 마치 소년 소녀처럼 싸운다. 나는 언제나 비교적 이성적으로 대하자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지만 아내는 앉자마자 자기의 감정을 홍수처럼 쏟아낸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일상의 아주 사소한 일들인데도 아내는 내일이 없는 듯 눈물부터 주르르 흘려 대화도 시작하기 전에 주눅이 든다. 그러니 수평적인 대화는 커녕 아내를 달래다 끝나는 게 우리부부의 대화법이다. 기대하던 권투경기에서 1라운드에서 허무하게 KO로 끝나는 그런 느낌의 대화법이다. 아내는 자기가 좋으면 꼭 주변에 .. 2024. 12. 19. 부고 나이가 드니 달콤한 새벽잠이 없다. 稀壽를 넘어가면서 아침 늦은 시간인 7시까지 자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다들 들어 보면 새벽 네시면 누가 시킨 것처럼 마음이 먼저 일어난다고 한다. 붙은 눈이 떨어지지도 않는데 초란이처럼 마음이 먼저 부산을 떤다. 머리맡에 자리끼를 한 모금하고 새벽부터 깨톡거리는 카톡을 열어 본다. 덜 깬 눈이 손가락 끝으로 이리저리 헤쳐 보는데 000부고라는 글이 가물가물하더니 어느새 선명한 활자로 찡그린 눈을 부릅뜨게 만들었다. 그저께 안부를 주고 받았던 그 선배가 졸지에 저 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말이 좋아 하늘이 불러서 갔으니 소천이라고 부고에 떠 있지만 돌연히 교통사고처럼 떠나버린 선배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청춘의 시절 우연히 선배와 같은 섬유공장 염색부.. 2024. 12. 18. 안부 서울에서 살고 있는 고등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가 급성폐렴으로 어제 입원했으니 전화나 한 번 해 주라 하고 전화가 왔다. 내일 동문들이 들린다니 같이 못 갈 나를 위해 전화라도 한 번 해 주라는 것이었다. 두주불사의 체력에 큰 덩치에 걸맞는 무쇠 같은 팔뚝으로 늘 건강에 자신을 가졌던 선배라 세월에 장사 없구나 하면서도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다. 하긴 80을 바라보는 꺽어진 나이에도 아직도 건설현장에서 설치는 선배는 가히 일중독이라 아니 할 수가 없었다.일 좀 줄이라고 후배들이 그렇게 지청구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런 와중에 마누라와 이혼을 했고 얼굴이 초췌해진 걸 느끼기는 했지만 워낙이 건강한 체질이라 만날때마다 뽑아대는 신라의 달밤을 들어 보면 음색이 여전하여 아무도 그의 건강을 의심하는 사람.. 2024. 12. 17. 이웃집 남편 +1 어느 여성잡지에서“우리나라 남편들이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사람은 누구일까?”라는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그 결과 1위는 바로“이웃집 남편”이었다.도대체 이유가 뭘까?이 설문에 참여한한 남성이 그 이유를 이렇게 대변했다.“참,기가 차서!집사람 말을 들어보니까우리 옆집남편은 돈도 잘 벌어오고,인간성도 좋고,날이면 날마다부인한테 비싼 옷도덥석덥석 사주고,집안일도 척척 해내고,게다가 아이들 교육에다처갓집 일도 꼼꼼히챙겨주는 걸 잊지 않는다니얄밉지 않습니까?집사람 말을 들어보면,아무리 이사를 다녀도우리 옆집엔꼭 그런 남자만 산다니까요!”어느 고등학교에서 사자성어 한자 능력 시험을 치렀다.정답자는 전액 장학금으로 해외 유학까지 갈수있는 경품까지 걸었다.그런데 문제를 제대로 맞힌 학생은 단 한명뿐!!!다음에 열거.. 2024. 12. 16. 만성 통증을 이기는 뉴 스타트 모기가 손등을 물면 따끔하여 얼른 모기를 쫓아 버릴 수 있고, 발바닥이 못에 찔리면 아파서 응급 처치를 하는 등 통증은 인체 손상에 대한 불쾌한 느낌이지만, 여러모로 인체를 보호해 주는 유익한 경고이다. 그러나 아픔을 느낄 만한 손상이 없는데도 만성적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만성 통증은 쓸데없이 고통을 느끼게 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뇌 신경은 동시에 여러 가지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 즉 우리의 주의를 기울일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주의가 분산되는 낮 시간보다 밤에 통증을 더 잘 느끼게 된다. 또한 통증에는 그 감각을 통증으로 느끼기 시작하게 되는 통증의 역치(Pain threshold)가 있는데 이 역치 이상의 자극을 통증으로 느끼고 그 이하.. 2024. 12. 15. 이전 1 2 3 4 ··· 1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