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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란 자기를 위한 선물

by 은빛지붕 2023. 3. 24.

용서란 가장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가?

용서란 타인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 이전에 자기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타인에게 주는 혜택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는 혜택이다.

타인을 살리기 이전에, 자신을 살리는 것이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용서란 철저히 나 중심에서 벗어난, 타인을 위한 선물인 것 같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용서란 자기를 위한 선물이다. 쉬운 말로 ‘타인이야 어찌 됐건 간에,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용서하는 것’이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직 타인을 사랑할 마음이 충만하지 않아도,

적어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용서란 이기적인 사랑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용서하라’고 하실 때에는, 물론 이기적인 동기를 먼저 앞세우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측은한 마음은, 용서받을 사람보다는 오히려 용서하지 못해 고통의 몸부림 가운데 있는 사람,

그 사람을 향하신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웃음치료의 권위자 이임선 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하루는 50대 여성이 자신의 웃음치료 클리닉을 방문했는데, 그녀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분노가 서린 얼굴로 들려준 그녀의 사연은 기가 막혔다.

 

25년 전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자식들을 다 키운 뒤 이제 좀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남편이 간경화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남편이 죽기 전에 모든 소원을 다 들어주고 싶은 아내는

“여보, 소원이 있으면 말해 봐요”라고 말했다. 하지 말았어야 했던 질문이었다.

남편이 힘겹게 입을 열었는데, ‘그동안 몰래 사귄 여자가 있었고, 정말 미안하지만,

죽기 전에 한 번만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이 말을 듣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그리고 의식이 돌아왔을 때,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25년 동안 한결같이 사랑했던 남편, 그 남편을 보내는 마지막 순간이 너무도 기가 막혔다.

처음에는 남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 죄책감과 임종을 지키지 못한 괴로움이 컸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눈은 독기 서린 눈빛으로 변했고, 그 속에서 올라오는 배신감과 증오심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하고 싶은 한마디, “남편을 죽이고 싶어요.” 분명코 남편은 이미 죽고 없었다.

죽은 남편을 죽도록 미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용서할 기회를 놓치고 나니 이렇게 사람이 망가져 버렸어요.”

죽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망가져 버렸다는 말이 옳다.

 

그 후 결국 이 여인은 분노를 치료하고 다시 웃음을 회복했다.

‘용서는 타인을 위한 선물이기 이전에 자신을 위한 선물이다.’

죽은 남편을 향한 미움의 독을 뱉어버린 여인이 내게 가르쳐준 진리다.

오물을 삼킨 아기의 입에 손가락을 넣어 악착같이 오물을 끄집어내려는 엄마의 집념,

그것이 엄마의 사랑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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