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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불꺼진 창" 이장희 작사.작곡

by 은빛지붕 2023. 9. 15.

 

요즘 흰머리 여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나는 아직도 흰 단발머리 여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팬이다.

그녀가 했던 어떤 좋은 일들보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그녀가 바람에 흩날리던 그 흰머리였다.

검은빛으로 충분히 물들이고 감출 수 있는데 그냥 흰머리인 그녀가 텔레비전이 보여줄 수 있었던

어떤 여자보다 젊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처음에는 야금야금 나중에는 노골적으로

닥치는 세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나인 것에 아무 꺼리낌없는, 바위표면에 끼인 이끼가

푸르고 마르는 것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 큰 바위 같은 그녀의 존재에 대해 아이돌 스타의 공연을 보려고

밤잠을 설치는 소녀처럼 나는 열광했다. 백상 시상식이나 영화 텔레비젼 시상식에 나오는 상품들은

모두 한 공장에서 찍어낸듯한 모습이다. 긴 생머리, 드러난 가슴과 어깨, 잘록한 허리 엉덩이, 바람에도

날려 갈 듯 가녀리고 약한, 예쁜 여인을 나는 어쩌면 기다리는지도 모른다.그런 숨 막히는 미의 전시장에,

요즘 오십대 육십 대의 흰머리는 용기와 신념의 깃발 같은 것이다.

내게 깃들어 오는 모든 시간에 대한 포용이며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나에 대한 존중이며 고착화 되지 않은

자유로운 미학의 표현이고, 보여지는 내가 아니라 존재하는 나에 대한 주인의식 이다 라고 거창하게

포장 할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귀찮고, 시력을 나쁘게 하고, 머리에 그렇게 독한 약을 칠한다는게

무서을수도 있다. 그런데도 과감하게 브레지어를 벗어던지고, 힐을 벗어 던지고, 펄렁이는 자루 같은 바지를입는

요즘의 젊은 여성들의 증상 중 하나로 읽히는 것을 어쩔수 없다.

더이상 나 자신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나로 살지 않을 거라는 선언 같은 것을 나는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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