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기분이 좋거나 나빠지면 머리를 볶거나 지진다. 머리카락은 대부분 어떤 결의를 하거나 앞으로 한동안
마음의 흐름을 바꾼다. 우리 나이에 흰머리를 검은머리로 물들이지 않는 것은 한 올 한 올 내게 물들어오는 지금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보듬고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 같다. 한 살이라도 어리게 보이고 싶어 처음보는 비슷한 또래의
여자가 나를 보고 언니라고 하면 괜히 기분이 잡치는 나 같은 속물은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지금을 사는 사람 같다.
옛날 신성일과 최무룡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괜히 건들거리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고, 대사가 판에 박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진정한 우리의 영화가 아니라 서양의 영화를 흉내내던 수준의 영화판이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나는 한다.
내가 나일때는 어떤 짓을 해도 자연스럽고 담백한 것이다. 내가 남의 나를 흉내낼 때는 조미료를 친 나물처럼 느끼
해지는 것이다. 진정성 없는 흉내가 그만의 아름다움을 죽이는 것 같다. 지금 우리들이 접어드는 노년은 동안이 되려고
안달하고 젊은이의 옷과 젊은이의 스타일을 흉내내며 그 시대의 젊은이들처럼 느끼하고 겉멋만 들어있는 것 같다.
사람이 되지 못하고 원숭이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가르마 밑이 가렵다.
이미 흰머리와 검은 머리의 전쟁터가 된 곳이다. 이번에도 나는 흰머리들이 모두 없어지도록 독극물을 들어 부을 것이다. 언제쯤이면 나는 한가닥의 속임도 없이 나를 온전히 이 햇볕 속에 드러낼수 있을까?
한 가닥의 속임도 없는 나를 바람결에 흩날리며 자유로울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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