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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Latin Guitar

by 은빛지붕 2023. 10. 20.

 

아내가 미치도록 미운 남자가 있었다.

유독 아내만 못생긴 것 같고 아내가 만들어 주는 쿠키는 세상에서 제일 맛이 없었다.

사회적으로 성공도 했고 돈도 모을 만큼 모았는데 도통 아내 때문에 행복하지가 않았다.

아내만 없어져 준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았다. 궁리 끝에 남자는 전 재산을 털어서 무인도를 샀고

그곳에 집을 지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마당을 청소해 주고

낮엔 해변에서 모래찜질도 해 주고 저녁이면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산책을 하기도 했다.
아내는 이런 사소한 일상에 너무 행복해했다. 그날도 남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해변에서 아내에게

모래찜질을 해 주고 있었다. 다리…허리…가슴…남자는 모래를 아내의 몸에 덮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자는 그렇게 모래 속에 아내를 파묻어 버렸다. 남자는 이제 그토록 미운 아내가 없어졌으니

행복해  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 일주일은 한껏 자유를 만끽하며 신나게 지냈다.
그런데 아내가 죽자 가끔씩 육지에서 놀러오던 사람들도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고 혼자서 구워 먹는 쿠키도 맛이 

없었다. 전화도 터지지 않는 무인도에서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남자는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이 황량한 무인도에 오로지 나 혼자라는 사실이, 아니 죽을 때까지 혼자여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못해 두렵기

까지 다. 남자는 절절하게 아내가 그리워졌다. 아내가 구워 준 맛없는 쿠키도 그리워졌고 마른 나무껍질 같던

아내의 손그리워졌으며 아내의 숨소리마저 미치게 그리웠다. 이제 남자의 가장 큰 소망은 아내가 옆에 있어

주는 것이 되었다. 외로움에 지치고 지치던 어느 날 밤, 남자는 아내의 시신을 찾아 바닷가를 헤매며 모래사장을

파헤치고 또 파헤치기 시작했다. 뜨겁고 뜨거운 통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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