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우자는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 가꾸어야 할 사람이다
지난호에 이어 성공적인 부부가 되기 위한 퍼플 커플 관계를 더 깊이 탐색해 보자.
퍼플 커플 관계의 두 번째 특성은 좋은 배우자는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 가꾸어야 할 사람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나에게 제일 힘든 일 중 하나가 바로 ‘중매’라 불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일이다. 부부의 연을 맺게 돕는다는 것이 무척 조심스러워 어렵고, 여러 번의 시도에도 성공하지
못한 경험 때문인 것 같다. 배우자를 찾을 때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데 관심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그에게 어울릴 만한 배우자 인지를
헤아려 보는 일이다.왜냐하면 결혼 생활의 성공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보다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한 나의 성숙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존 피셔는 “결혼의 성공 여부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천생연분 배우자를 만나는 데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여 결혼한 배우자를 새롭게 발견하면서 적응해 가는 능력 여부에 달려 있다.”
라고 했다. 나는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스 박을 놓치거나 옆집 오빠를 놓쳐서 오늘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일 수 있다. 오히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천생연분이고,
혹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그 이유는 관계를 가꾸어가는 적응 능력 부족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의 강점을 보지 못하는 나의 부정적인 사고, 단점을 포용해 주는 관용의 부족, 부부 사랑의
꽃밭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창의적인 관리 능력의 부족, 나의 연약함이 부부 문제에 끼치는
영향을 돌아보는 사고 능력의 부족 등이 근본 원인이며 개선시켜야 할 요인일 것이다.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바꾸는 외도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처음 이성을 만났을 때는 불
같은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지만 몇 개월 못 가서 시들해져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 파트너를 찾게 되는 것이지 외도의 원인이 배우자에게 있지 않다. 더 핵심 문제인 대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애착 능력을 점검하는 것이 유익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배우자의 강점을
찾아 주어 주변 사람들까지 그 배우자를 소중하게 여기게 하는 부부도 있다. 그 남편은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통통한 자신의 아내에게 ‘흑진주’라는 별명을 붙여 주고, 늘 사람들에게 아내의
강점을 칭찬하였다. 자주 듣다 보니 나중에는 주위 사람들의 눈에도 그 아내가 흑진주처럼 장점이
많은 존귀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 깨닫게 되는 것은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자와 함께 멋진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나의 능력을 돌아보고 가꾸는
것의 중요성이다.
부부 관계는 제작형이 아니라 맞춤형이다
퍼플 커플 관계의 마지막 특징은 부부 관계는 제작형이 아니라 맞춤형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재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우자가 죽으면 재혼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한 분의 이야기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몇 십 년을 살며 현재 배우자에게 이제 거의 다 맞추었는데 다시 맞추느라 고생하느니 혼자
사는게 더 낫겠다.”라고 하셔서 듣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처음부터 행복한 부부들이 얼마나 될까?
오랜 세월을 함께한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배우자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처음에는 많이 달랐지만 모난 부분들이 깎이면서
이제는 살 만해서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노부부들을 만날 때마다 부부
관계는 주문하여 제작하는 제작형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맞추어지는 맞춤형임을 알 수 있다.
맞춤형 부부는 나이가 들어야만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맞춤형 부부 관계를 잘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젊은 맞춤형 부부가 되기 위해 추천하고 싶은 몇 가지 전략이 있다.
첫째는 ‘물음표 전략’이다.
각자의 모난 점들 때문에 힘겹게 느껴질 때, 달라서 힘들다고 느낌표를 찍으며 한탄할 것이
아니라 왜 다른지, 다른 면을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지에 대해 물음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해의 느낌표로 바꾸기까지 관심을 갖고 물음표의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는 ‘거울 전략’이다. 배우자와 상호 작용할 때 동일한 표정을 짓는 훈련이 유익할 수 있다.
동일한 표정을 지으면 동일한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 행복하게
잘 사는 부부들 중에 남매처럼 닮은 부부들이 있는 이유는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사용된 얼굴 근육의
유사함에서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하’ 전략이다. 서로의 차이점이 이해되는 순간까지 비난하거나
화내지 않고 대화하면서 오해가 아니라 이해를 위한 훈련을 하는 것이다. ‘아하!’라는 이해의
감탄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나의 편견과 선입견을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전략들을 사용하다 보면 더 짧은 시간 안에 아귀가 아주 잘 맞는 부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퍼플 커플 관계의 특징들
첫째, 결혼은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둘째, 좋은 배우자는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 가꾸어야 할 사람이다.
셋째, 부부 관계는 제작형이 아니라 맞춤형이다.
결혼에 있어 준비와 배움의 중요성,나 자신의 변화의 중요성, 노력과 인내의 중요성을 살펴보았다.
아름답고 신비하고 개성이 넘치는 보라색(퍼플)처럼 부부들이 만들어 가는 관계도 늘 새롭게
성장하는 관계이길 염원해 본다.
얼마 전 퍼플 커플 관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한 편의 시를 만났다.
아주 짧은 시였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이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의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그대들은 평생 계속될 서약으로 결합되었다.
결혼 생활이 시작되므로 그대들의 교육도 시작되었다. 결혼 생활의 첫해는 경험의 해로 어린이가
학교에서 학과를 배우는 것처럼 남편과 아내가 상호 간의 성품의 다른 특성들을 배우는 해이다”
“아무리 신중히 또는 현명하게 결혼 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지라도 결혼 예식을 이루는 당시에
완전히 결합되는 부부는 적다. 결혼 생활에서의 두 사람의 진정한 결합은 후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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