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미 공군 소속 썬더버드(thunderbird) 곡예 비행기 팀에서 전무후무한 사건이 발생했다. 공해 상에서 날고 있던 곡예 비행기 팀 전원이 바닷속으로 추락한 것이다. 한두 대의 비행기가 실수한 것이 아니고 모든 비행기가 한꺼번에 그리고 동시에 바다로 돌진한 것이다. 조사 결과 리더 비행기가 고도를 잘못 계산해 수면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고, 나머지 대원들은 리더만을 믿는 상황에서 무조건 따랐던 것이다. 리더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조직이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우면 그 조직의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활동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지휘라 한다. 지휘자는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조직 전체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리더십이라 한다. 어떤 사람이 리더십이 있다고 하는 것은 결국 그 리더가 다른 사람을 움직여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십의 핵심은 능력을 갖춘 자의 영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리더십 없는 성공은 한계가 있다. 리더십 능력은 개인과 조직 효율성의 상한선이다. 조직이 성공하려면 조직 구성원들의 헌신이 있어야 하지만 그 성공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면 리더십 수준을 높여야 한다. 회사가 적자에 허덕일 때, 새로운 최고 경영자를 고용하고 교회가 중심을 못 잡고 허둥지둥할 때 새로운 목사를 필요로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리더가 어떤 지위나 권력에 의존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 선의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조직의 목적을 위해 리더를 따르고 헌신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일 것이다.리더가 그렇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첫째로 리더가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신뢰는 리더십의 기반이다.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는 신뢰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들과의 신뢰를 저버리면 그 리더는 거기서 끝이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탁월한 업무처리 능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좋은 인간관계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사람에 대해 진심 어린 사랑으로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다. 리더십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리더가 규정과 절차보다 사람을 사랑할 때 사람들은 의무가 없을 때도 그 리더를 위해 일하게 된다. 그리고 리더 자신은 정직하고 솔직해야 한다. 일찍이 펩시콜라 회장 크레이 웨더럽은 “정직한 실수는 참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신뢰를 저버린다면 다시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상사를 속일 수는 있지만 동료나 부하 직원은 절대 속일 수 없다.”고 했다(존 맥스웰의 행동 리더십 시리즈 1, 다산북스, 2011).
흔히 공자는 고루하고 퇴행적이며 폐쇄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스승으로 추앙을 받는 것은 그의 고매한 인격 때문일 것이다. 공자가 근절했던 네 가지는 오늘날의 지식 사회에서도 요구되는 덕목이 되고 있다. ‘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가 그것이다. 즉 자의(恣意)성이 없고 기필(期必)이 없고 고집(固執)이 없고 독존(獨存)이 없는 것이다. 공자는 멋대로 판단하지 않았으며,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고, 무조건 고집을 부리지 않았으며, 자기의 주장이 강하지만 반드시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지 않는 태도로 살아 존경을 받고 있다. 리더의 성품이 훌륭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해 줄 리더와 리더의 능력을 믿는다.
둘째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조직의 역사를 뒤돌아본 후에 구성원들에게 사명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은 리더를 이끌어 주고, 비전은 목표를 만들고, 마음속 열정을 이끌어 내 주고, 지속시켜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비전은 리더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불을 붙여 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잠재력과 능력을 명분있고 보람 있는 일에 바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초한지>에 등장하는 궁극의 라이벌인 유방과 항우의 결전은 유방의 승리로 끝이 난다. 결정적 승리의 요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사명의 유무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진시황의 폭정이 이어질 때 유방과 항우는 각각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같은 뜻을 세우지만 방법은 전혀 달랐다. 항우는 ‘내가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가 될 것’이라는 개인적 이익의 관점에서 출발했지만 유방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하나로 묶어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사명의 관점에서 출발했다. 항우가 이익이라는 좁은 관점으로 주변 사람들을 예단하고 배제했다면, 유방은 사명이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모두를 받아들였다. 백성들은 유방에게 호의를 나타냈고 용맹스런 장수들과 노련한 전략가들 역시 유방의 편으로 돌아섰다. 유방의 진영에서는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졸렬한 다툼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변화에 대한 대중의 요구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유방은 항우가 가질 수 없는 힘을 ‘사명’의 공유로 말미암아 갖게 되고 승리한 것이다.
셋째는 조직 구성원들을 사랑으로 배려하고 이해해 줄 뿐 아니라 그들이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인정받기를 원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정신과 의사인 아리 키예프는 “모든 사람은 자신이 중요하고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느껴지길 원하다. 사람들은 그런 니즈를 채워 주는 사람에게 사랑, 존경, 관심을 준다.”고 말한다. 이 욕구 충족이야말로 가장 큰 만족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가 조직의 성장을 가져올 뿐 아니라 리더의 멘토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리도록 도와줌으로써 스스로 성장한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충성심을 보이며 리더를 따른다. 또한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려면 훌륭한 리더십이 승계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사람을 키우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조직이 약간의 성장을 이루려면 부하들을 이끌고, 많은 성장을 이루려면 리더들을 이끈다고 한다. 코카콜라의 일인자 로버트 우드러프는 고에주타를 옆에 두고 훈련시켜 전무로 삼고, 후에는 회장 겸 최고 운영 책임자가 되게 한다. 고에주타는 자신이 그렇게 훈련받아 최고의 리더가 되었기에 1994년에 이베스터를 회사의 2인자로 임명하기까지 그를 훈련시켜 왔다. 훌륭한 리더가 이어진 코카콜라는 오늘날도 여전히 그 명성을 지속하고 있다. 리더의 능력은 개인적 성취나 재임 기간 달성한 것에 의해 판단하기보다는 그 리더가 떠난 후 얼마나 그 조직이 잘 유지, 발전되느냐에 의해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근래에 섬김의 리더십이 관 심 을 끌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전화 회사인 AT&T사의 부회장인 로버트 그린리프가 1977년에 <Servant Leadership>이라는 책을 출간함으로 비롯되었다. 그에 의하면 “섬김의 리더십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맞추고 종업원, 고객, 조직을 우선으로 여기며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이다.즉 섬기는 리더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고 봉사하는 지도자를 말한다.” 이 섬김의 리더십은 앞에서 제시한 리더의 특성을 갖추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태복음 20장 28절)고 말하고 몸소 실천한 예수야 말로 섬김의 리더십의 모본이라 할 수 있다. 섬기는 자인 예수께서는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려고 오시지 않았고, 우리에게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오셨다. 우리를 부요하게 하시려 자신은 가난하게 오셨으며, 우리에게 그의 영광을 나눠 주기 위해 오셨다.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그분을 섬기며 목숨을 바쳤고 그분의 영향력이 세계 역사에 미치고, 어느 누구의 것보다 큰 것을 보면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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