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모음

생명이란 무엇인가? 1

by 은빛지붕 2025. 6. 8.

 

 

생명이란 무엇인지, 쉽게 답할 것 같지만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이며,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는 앞으로도 영원히 그 전모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살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주제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생명이란‘살아 있는 힘’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살아 있다는 의미가 생명을 이해하는 핵심이 된다. 과학자들은 50여 년전, 생명의 신비를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을 가진적도 있었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원자 수준에서 물질의 구조를 이해하여 얻은 업적에서 생긴 자신감으로, 생명의 문제도 곧 해결할 것처럼 부풀었으며, 생명이 아주 작은 부품들로 구성된 복잡한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판명되는 듯했다.이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단지 소박한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는 다른 분야인 분자생물학자들은 세포 안에 있는 분자 성분에 생명의 열쇠가 있다고 보았으나, 이 또한 아주 간결하게 표현되는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했다. 어떤 사람은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를 생명 현상의 기본으로 간주하여 생명을‘물질대사’에 중점을 둔다. 다른 이들은 생명을 제어 그 자체로 이해하여 생명을‘조절’로 강조하기도 한다.


생명체의 정의
생명체의 정의에는 여전히 이견이 많으나 일반적으로 생명체의 특성을 합의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생명체 특유의 성질을 두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생명체는 물질대사(metabolism)를 하면서 성장하고 생식(reproduction)한다. 쉽게 보면, 아기가 태어나 먹고 배설하면서, 어른으로 성장한 후, 자손을 낳으며 살아간다. 생명의 특징은 어느 하나를 특별히 강조해서는 안 된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생명은 대사한다. 동물은 먹고 소화시키고 배설하면서, 식물은 광합성으로 열매를 맺으면서 대사한다. 하지만 생명체만 대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바람도 에너지를 유입하고 방출하며 흐름이 유지되지만 누구도 바람을 보고 살아 있다고 하지 않는다. 둘째, 생명은 성장한다. 이 또한, 성장만 강조되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무생물도 성장하기 때문이다.구름도 커 가고 쇠도 녹슬면서 자라며, 겨울철에 고드름도 성장하기 때문이다. 셋째, 생명은 생식한다. 모든 생물은 자기와 똑같은 것을 복제하여 그 생명을 계속하여 유지한다.자연에는 생명체라고 하지 않는 것들에도 이와 같은 일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 요약하면 무생물도 생명의 특징을 한두개 포함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생명체의 특징은 생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무난하지만 완전한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생명 이해의 어려움을 파악한 다음, 생물체에 있는 독특한 성질을 생기(psyche)라고 불렀다. 그들은 우주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우주의 모든 물질은 운동을 결정하는 성질을 이미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세월이 지나면서 생기론은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반복하여 나타난다. 이는 때로는 특별한 어떤 물질, 즉 공기, 물, 흙, 혈액이 생명을 이루는 물질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과학적 지식의 증가와 더불어 생명력은 다소 세련된 형태를 취하게 되어, 18세기에는 전기가 가진 힘을 생명력으로 보아, 이를 생명으로 확인하는 것이었다. 전기가 개구리의 근육경련을 일으키는 것에서 시작하여, 괴물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하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죽은 사람의 장기를 조립한 다음, 거대한 전기불꽃을 더하여 생명을 갖게 된 괴물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괴물 프랑켄슈타인은 전기력이 생명력이 되는 것으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그 절정을 이룬다. 계속하여 19세기 후반에는 젤라틴 용액이 방사능에 노출되어 생명을 가지게 된다는 주장이 등장하게 된다. 생명을 사멸시키는 방사능이 전기력을 대신하여 생명력으로 제시된 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슬픈 패러디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력의 근원(?)
생명력을 설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아직은 어리석어 보인다. ‘살아 있게’해 주는 이런 신비스러운‘활기’를 찾지 못했다. 20세기 초 독일의 발생학자인 드리쉬는 배아가 성장초기에 약간의 손상을 입더라도 점차 회복하여 정상적인 생명체가 되는 것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자연히 그는 생명은 생명력의 어떤 지도 조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뒷받침할 어떤 적절한 과학 실험 증거는 없었다. 이에 대한 반론에는 여러 부품을 모아 자동차를 만들어 놓으면, 어떤 생명력이 없어도 자동차는 자동차로서의 전체적인 기능을 가지게 된다는 주장이 있다. 비록 생기론은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그 개념은 옳다고 해야 한다. 자동차가 출발 준비가 갖추어져도 시동을 걸어야 하듯이 생명체 내부에는 물질이 아닌‘무엇’이 존재해야 한다. 이제는 아쉽지만 아직 모르는 생명력을 접어두고 생명이 언제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를 살펴보자.생명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직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밝혀진 이론은 없다. 따라서 다음의 모든 얘기는 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것은 아니다. 과학적 상상에 기인하였으니 주장자마다 견해가 다르고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 신봉하지 말아야 한다.진화론의 주창자 다윈은 최초의 생명은 따뜻하고 인산이 풍부한 웅덩이에서 탄생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구 표면의 웅덩이는 당시에는 최적의 환경으로 추정되어 설정하였겠지만, 오늘날 발전된 과학지식으로 보면 이 웅덩이는 살인적인 우주선이 넘치는 곳으로 생명이 탄생하기에는 최악의 환경으로 판단된다. 그후, 오파린은 번개 등으로 원시의 대기 성분이 녹아 들어간 바다에서 최초의 생명이 생성되었을 것이라 추정하였다. 이 이론에서도 유기물이 농축되기에 바다는 너무 넓다. 그리하여 다시 에너지는 있으면서 좁고 가두어진 곳인 조간대 인근의 웅덩이에서 생명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새로운 가정이 제기되었다. 이 역시 다윈이 주장하였던 살인적인 얕은 웅덩이의 약점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파괴적인 자외선이 넘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일부 과학자들은 새로운 상상으로 제안하였다. 즉, 두꺼운 오존층이 혹은 진흙이 생명을 보호할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여기에 대하여 긍정도 부정도 확실히 말할 수 없던 상황이 계속되던 중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으리라고 여겨지던 심해에서 게맛살처럼 생긴 사람의 키만한 생명체를 인간이 발견하게 되었다. 이 생명체의 뱃속에는 황세균이 많이 있었고, 마그마에서 나오는 검은 물질을 먹으며 살고 있었다. 이 발견으로 전에는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음의 정적만이 있는 곳이 이제는 그 독특한 환경이 부각되어 지구 생명 탄생의 새로운 요람으로 등장한다. 이를 역사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일부 과학자들은 설령 그곳에서 생명이 탄생하였더라도 오늘날 대부분의 생물이 사는 환경과는 전혀 다른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이 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