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모음

사랑 愛

by 은빛지붕 2023. 11. 21.

사랑을 표현하는 중국 한자어의‘애(愛)’자는 원래‘아낀다’, ‘소중히 여긴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자기 것처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닌 근본적인 마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사랑과 소유욕과는 관계가 밀접하다. 옛날 어른들이 귀여운 어린 자식이나 손자를 안아 주면서 하는 말들이

있는데 누구나 자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아마도 사랑한다는 뜻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구, 이거 내 새끼!”,“ 이거 누구 새끼야?” 나도 내 아이들을 키우며 사랑스러워하거나 귀여워할 때,

또는 얼마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안아 주면서“아이구, 이거 내 새끼!”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곤 했다.

그랬더니 하루는 아들이 나를 사랑한다는 표현으로“나는 아빠 새끼야.”라며 내 품에 안겼다. 물론 그말을 들었을 때

내 기분은 몹시도 좋았다. 지금은 다 커서 장가가고 분가하여 자기 아이들을 낳고 살지만 아직도 사랑하는 자식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내 자식’, ‘내 새끼’또는‘내 것’이라는 말에는 단순히 나의 소유물이라는 사실만 표현된 

것이 아니다.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소중히 여기고 돌볼 책임이 있다는 뜻까지 포함되어 있는 말이다.
몇 해 전 한국에 있을 때 TV에서 훌륭한 고등학교 교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는데 학생들을 사랑하는

한 교사의 마음 씀씀이가 돋보였다. 학습 자료를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것 하며 다양하면서도 재미있게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한때 교사였던 내가 보기에도 훌륭한 선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교사 반에서는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인사하면서“지는 당신 꺼라예.”

(경상도 억양을 넣어야 제 맛이 난다.)라는 말을 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보다“저는 당신의 것입니다.”라는 말이 얼마나 더 적절하고 나은

표현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받기보다는 주는 사랑의 본질이 포함된 말이 아닌가! 

 

'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와 하얀 쌀밥  (0) 2023.11.23
그리스도인과 회의주의자  (0) 2023.11.22
가족을 춤추게 하라!  (1) 2023.11.20
겨울나무 찬가  (0) 2023.11.19
어머니의 일기장  (0) 202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