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바빠지는 현대인들,
더 중요한 것보다는 당장 급한 것에 매여 본질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을 하는 목적은 가족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함인데 오히려 일을 위해 가족을 희생하고 행복을 포기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바쁨은 나쁨이다. 바쁘다는 것은 그만큼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이 가족 간의 결속력이 많이 떨어지는 이유도 이런 바쁨에 있다.
그렇다고 바쁘지 않게 살아갈 수도 없다. 관계를 위해 바쁨을 포기하면 경쟁에서 뒤처지는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것이 현대인들의 고민이다.
특별히 아버지라는 위치는 이런 고민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기에 바쁨이 나쁨이 되어 점점 더 관계가 멀어지는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강의나 상담을 통해 만나는 아버지들의 가장 큰 고민이 이것이다.
자신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가족은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 안타까운 사실은 자신의 일을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데 아버지들 스스로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서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아버지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세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것이다.
일의 우선순위를 나열하고 가정의 우선순위를 나열하여 한 가지씩 번갈아 가면서 실천하는 것이다.
물론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가족과 함께 정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오류를 방지한다.
둘째, 회사 일에 가족도 참여시키라는 것이다.
보통 아버지들은 가정에 돌아와서 회사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런 침묵이 결국 가족을 위해서 일하는 자신을
가족이 이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물어보라.
물론 아내와 자녀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말해 주지는 못한다 해도 아버지의 일에 참여했다는 동지 의식이 아버지의
일을 이해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셋째, 아버지의 직장에 가족을 초대하는 것이다.
직장으로 가족을 초대하여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이 가정과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아버지들 대부분은 자신의 일에 대한 어려운 점, 힘든 점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가족에게 일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을
동시에 알리는 것은 아버지의 존재를 알리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아버지의 노력과 함께 좋은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 주는데 꼭 필요한 역할은 어머니의 몫이다.
비교적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으로 더 가까운 어머니가 아버지의 자리를 변호하고 지켜 줄 필요가
있다.건강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고 변호하기보다는 공격하고 권위를
무너뜨린다. 결국 그런 모습은 자녀들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유대인들의 좋은 습관 중 하나는 이렇게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 주는 것이다. 어머니는 식탁에 아버지만의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두고 비록 함께하지 못해도
아버지의 수저를 놓아 둔다.바쁘게 일하면서 함께 식사하고 싶지만 그렇게 못하는 아버지의 사정을 설명하고 그 자리를
보존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위해 함께 기도한다. 물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에도 함께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몫을
구별해서 떼어 놓는다.유대인들은 아버지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자리가 있어서 특별한 사정으로 빈자리가
되었을 때 서로를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전통이 있다. 이런 노력은 바쁨이 나쁨이 되지 않게 한다.
그런 바쁨이 곧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자녀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도 많이 바쁜 분이셨다. 버스 기사였던 아버지는 때론 밤늦은 시간까지 집에 들어오지 못하고
일하셨다. 그런 날이면 어머니께서는 늘 커다란 아버지의 밥주발에 밥을 뜨셔서 따뜻한 아랫목에 묻어 두셨다.
어린 나에게는 그 밥그릇이 유난히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것이었다.
당장 눈앞에 그분이 없어도 아랫목에 묻어 둔 그 밥주발이 곧 나를 위해 일하고 계시는 아버지의 존재요 권위였다.
과거의 아버지들은 지금의 아버지들보다 더 엄하고 표현도 없는 그런 존재였지만 그래도 자식들의 마음에
큰 존재감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아마도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 주려 했던 어머니들의 노력 덕분이었으리라.
아버지의 자리가 좁아지는 시대! 아버지들 스스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어머니들이
아버지들의 자리를 의미 있게 지켜 주는 모습을 통해 바쁨이 나쁨이 되지 않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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