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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유래

by 은빛지붕 2024. 4. 14.
 

봄이 오면 기독교인 대부분은 부활절 꽃(백합)을 포함한 봄꽃과 토끼로 집안을 장식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아버지와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계란을 장식하여 예쁜 바구니에 담는다.
집안 곳곳은 어머니가 굽는 부활절 빵(hot cross bun-씨 없는 건포도가 들어 있고 표면에는 계란 흰자에 설탕을 넣어 거품을 낸 후 레몬즙을 가미한 액으로 십자 표시를 낸 주먹만 한 크기의 빵)의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로 가득하다.
 기독교 국가들, 특히 유럽에서는 봄의 최대 행사로 부활절을 꼽는다. 이 절기는 예수께서 인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뒤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것을 축하하는 날이므로 기독교인에게는 성탄절만큼 기쁜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활절(復活節)은 영어로 이스터(Easter)인데 그리스도의 부활(Resurrection)을 기리는 부활절이 왜, 연관성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이스터(Easter)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부활절의 유래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스터의 어원 및 근원에 접근해 보면 의미심장한 고대 세계의 배경을 접하게 되는데, 이스터(Easter)라는 명칭이 앵글로-색슨족이 숭배하던 봄의 여신 이스트르(Eastre)에서 왔으며, 따라서 매년 춘분(春分)에 경축하는 관습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부활절의 영어 이름 이스터의 시조라는 봄의 여신 이스트르가 바벨론에서는 이쉬타르(Ishtar)라 불렸는데, 니므롯의 아내 여신(女神) 세미라미스(Semiramis)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 여신이 성경에서는 아스다롯(Ashtaroth)으로 등장하고, 페니키아에서는 아스타르테(Astarte), 로마에서는 비너스(Venus), 이집트에서는 이시스(Isis), 고대 헬라에서는 아프로디테(Aphrodite)로 불렸다. 이쉬타르는 지역과 민족 그리고 시대에 따라 본래 이름에 약간의 변화를 겪기도 하고, 때로는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져 일반적으로 널리 숭배되던 여신이었다.


 이 신에 대한 바벨론 전설에 따르면, BC 2000년 경, 고대 바벨론 사람들이 숭배하던 니므롯의 아들 담무스(Tammuz) 신이 죽자 그의 어머니인 세미라미스(Semiramis)/이쉬타르(Ishtar)가 애곡하므로 봄철 태양이 떠오를 때 그가 부활하였다는 설이 있고, 니므롯이 죽은 후 태어난 이스터의 아들 담무스를 죽은 니므롯의 환생으로 여겼다는 설도 있다. 또한 일 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동지(冬至)에 태양신인 니므롯이 죽었다가, 24일 해가 살아 남으로 담무스로 환생하여, 25일을 태양신의 숭배일로 정하고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을 크게 축하했다고도 한다. 어찌되었든 이 전설들은 봄의 여신이 생명, 부활과 관련이 있음을 지지해 주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부활절은 본래 ‘죽음’과 ‘다시 삶’을 포함하여 잉태, 다산의 맥락을 기리는 고대 이교도들의 축제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앵글로-색슨족의 생명과 다산을 상징하는 봄의 여신을 통하여 기독교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초반에 언급된 토끼와 계란 역시 부활절 관습과 더불어 매우 널리 알려졌고 간접적으로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기도 하나 그보다는 생명, 다산을 갈구하는 이교의 기원에 바탕을 둔다. 예수의 부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관습들로 (또한 이교의 풍습으로) 부활절이 꼴 지어진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키는 (종교적인) 절기가 본래의 의미보다는 단순히 어떤 관습에 의하여 변형, 전수된 사상에 근거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그 유래를 찾아본 우리에게 또다시 돌아오는 질문은 결국 형식과 본질에 대한 것이다. 형식의 어떠함을 고민하되 보다 중요한 진리, 즉 ‘예수가 부활하신 사실’에 비추어 ‘부활하신 예수’를 기리는 본질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