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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그냥....

by 은빛지붕 2010. 8. 10.

‘차라리 이대로 눈을 감고 두 번 다시 뜨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약한 생각을 수없이 하면서 병원침대 위에서 눈을 감았다가도 불현듯 떠오르는

가족의 얼굴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습니다

제발 낫게 해 주십시오.  제발 나아서 가족들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라고 마음속으로 수천, 수만 번을 뇌이고 또 빌었던지...  

그러나 반복되는 항암치료에 저는 금세 지쳐갔습니다.

생각한 것보다도 치료의 모든 과정은 상상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되었던지라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들었습니다.

항암치료를  마치고 결과를 봐야 하지만....   

걱정은 될지언정 더 이상 두려운 마음은 들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제가 이 병을 얻은 뒤로 소소하나마 살면서 깨닫지 못했던 것을 깨우칠 수 있었기 때문인 것같습니다.                           

저 혼자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내 몸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주위 분들을 위해서라도 주저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힘 닿는 데까지 치료를 받아서 꼭 살아 보겠노라고 독하게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나눠주신 그 많은 사랑들에 제가 보답할 길 아마도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이 제게 그렇게 온기를 나눠주시면서 바란 것은 단 하나,

저의 완치였기에 저는 소중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제 생을 걸어 분발할 것입니다.

식이요법도 하고, 운동도 하고... 사소한 것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안의 의지와 작은 노력들이 언젠가 꼭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라며 또 그 결실로 인해 

아주 조금이라도 저와 같은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살고 싶습니다.

꼭 살아야 할 이유가 아주 많습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봉사하는일을 집사람에게 약속하였기에 ...

그리고 아들 딸 시집장가 가서 재밋게 사는모습과 손자 손녀의 재롱피우는 모습도 보아야 하구요.

신세진 분들의 은혜에 보답도 해야 하구요.

투병 중이신 많은 환우들에게 한줄기 작은 촛불로라도 희망의 빛을 밝히고 싶습니다.

하루하루가 제게는 너무도 절절하고 소중합니다. 요즈음 제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좁은 창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한 조각 햇빛에서조차 생명의 온기와 경이로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한 송이 들꽃에게도 존재의 이유를 묻곤 합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착각에 자주 빠져들곤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목젖 너머 뜨거운 서러움으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나의 주님과 

소중한 이웃들 그리고 교우들. 솔로문의 사오정님들에게 게으름을 대신하며 이 글을 바칩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저와함께 산보라도 나가실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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