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긴 것 같았으나 엄벙통에 벌써 노년 되니 세월 정말 잠깐이다.
팔팔하던 시절은 시간도 더디게 가고 세월도 한없이 느리더니, 인생의 반환점 돌아서니
세월이 마치 급행열차를 탄 듯하다. 올라갈 때는 그리도 멀더니, 내려올 때는 너무 빠른
노년의 시계이자 삶의 달력이니, 어쩌면 좋을꼬?
인생이 늙는다는 것은 보편적인 자연 현상이지만, 아름답게 늙는다는 건 그리 쉽잖다.
그렇게 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단한 노력이 따라야 한다. 아름답게 늙으면 삶의 질이
윤택하여 모든 사람들로부터 우러러 본받을만한 어르신이 되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 소외감(疏外感)과 무료(無聊)함, 자기의 세계가 없어 더 빨리
늙는 이런 악순환은 아름다운 노년기’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그렇다면 아름답게 늙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첫째 마음의 자세다. 늙는 것을 긍정적 수용이다. 다시 젊어지기를 바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젊게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인간은 나이에 걸맞게 살아가야 하고,
나이에 따르는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나이대로 산다는 게 명답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노년의 삶이 가장 개성적이고, 자기의 주체적인 삶이 될 수 있다.
거치적거림 없어 자유스럽기 때문이다.
둘째 수분(守分)(분수나 본분을 지킴)하는 자세다. 오늘을 살면서 생각은 옛날에 가 있다면,
그게 비극이다. 오늘의 자기 자리가 현실이고, 스스로 그 자리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 연연하면 지금을 충실하게 살 수 없다. 그기는 자기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한탄과 넋두리는 자기 자리를 모르고 있기에 표출되는 약점이다.
셋째 ‘품위 있는 노인’이 되는 것이다. 품위란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며,
사물의 가치란 뜻도 된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노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노년 생활에서 크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품위는 존경받는 인격적 자세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품을 지녀야 한다.
노년일수록 추하게 보일 수 있는 게 식탐(食貪)이다. 나이가 들면 음식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고, 가급적 적게 먹고 자주 먹는 게 좋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이르기를 ‘죄악 중에서 식욕(貪慾)보다 더 큰 죄악이 없고,
재앙(災殃) 중에는 만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재앙이 없으며,
허물 중에는 욕망(慾望)을 채우려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고 했다.
또 하나, 늙을수록 말이 많으면 기피하는 대상이 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을 간다.
늙으면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어야 대접을 받는다. 침묵은 그래서 좋은 것이다.
넷째 공부하는 노인이 되어야 한다. 공부하는 노인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나이 들면 정보와 지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의 정보는 넘쳐나도 지식은 크게
빈약한 시대다. 정보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되지만, 지식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앎을 요구한다.
종이책이 아니면 얻지 못하는 게 지식이다. 거듭 말하지만 노년은 시간이 많고 자유스럽다.
그러니 스스로 공부해서 그 무게를 더 해야 옳다. 무서운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공부는 필수다.
그 공부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까지 갈 수 있는 계획을 가지는 게 좋다.
안이 차 있으면 열리지 않아도 그 무게는 주위를 압도한다.
다섯째 새로운 도전이다. 색다른 것, 새로운 걸 시작하여 거기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노년에 새 일 새 것을 시작한다는 그 자체가 용기 있는 행동이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폴란드 출신의 프랑스 과학자인 ‘마리 퀴리Maria Curie’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반드시 한 가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어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아름다운 노인으로써 꼭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
끝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강한 체력 유지로 모두 아름다운 노년으로 오래
살아야 한다. 추하게 늙지 말고, 아등바등 한 눈 팔지 않고 멋지게, 폼 나게,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
작은 것과 부족한 것에 만족할 줄 알고, 고통을 인내할 줄도 더 배워 가며,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잔잔한 호수처럼 살다가 가야 한다.
노년의 행복 비결은 맑은 영혼으로,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낮에는 해처럼, 밤에는 달처럼, 세상을 비추며 그렇게 살다가 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