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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이 지향하는 사회

by 은빛지붕 2023. 9. 29.

 

 

 

 

■ 최선의 환경과 제품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개념 : ‘유니버설 디자인’ 세계는 바야흐로 전반적 복지와 완벽한 편의를 향하여 무한 도전에 가까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러한 도전의 한 사례가 바로 이른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것의 내용을 요약해서 말하면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심지어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의 제작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하여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이들과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 그리고 여성과 소수 민족에 이르기까지 인류를 구성하는 모든 계층의 사람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려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의 동기이자 목표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1980년대에 미국의 건축가이자 제품 디자이너이며 북캐럴라이나 주립대학교 디자인대학 ‘유니버설 디자인 센터’의 설립자인 로널드 L. 메이스(Ronald L. Mace, 1941~1998)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아름답고도 불편이 없는 세상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처음으로 생겨난 개념이자 용어이다. 여기에는 의식주 생활, 대중교통 수단, 공공건물과 각종 시설 등이 모두 포함된다.
어릴 적부터 여러 장난감과 모형을 만드는 일에 뛰어난 자질을 보이던 메이스는 9세가 되던 1950년에 뜻밖에 소아마비에 걸렸다. 그로 인하여 그는 1년 동안 병원 신세를 졌고, 그 후로 평생의 대부분을 휠체어에 의지하여 살았다. 선천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필요가 한데 어울려서 인류 전체를 위한 위대한 개념과 제품들을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 '유니버설 디자인’의 7대 원칙
인간의 신체적 장애뿐 아니라 순간순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적 장애까지 고려하여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순히 노약자와 장애인만을 위한 배려에 국한되지 않고 ‘만인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글을 선호하는 이들은 이것을 '범용(汎用) 디자인’이라고 일컫는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그 개념 실현과 제품 개발에 적용하는 7대 원칙이 있다. 그 첫째는 공평한 사용(Equitable Use)이다. 이것은 누구나 특별한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센서에 의한 자동문 사용 같은 것이다. 둘째는 사용상의 융통성(Flexibility in Use)이다. 이것은 개인의 기호나 능력에 구애됨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서,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위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셋째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Simple, Intuitive Use)이다. 이것은 사용자에게 사전 지식이나 경험 또는 언어 능력 같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이용하게 하는 것이며, 예를 들면 그림으로 된 사용 설명서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다. 넷째는 인지 가능한 정보(Perceptible Information)이다. 이것은 주변 환경이나 사용자의 감각 능력과는 상관없이 필요한 정보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디자인하는 것으로서, 예를 들면 촉각이나 시각에 의한 자동 온도 조절 장치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다. 다섯째는 실수에 대한 관용성(Tolerance for Error)이다. 이것은 사용자가 동작을 잘못하거나 기구가 작동을 잘못할 경우에도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되돌아가기 기능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한다. 여섯째는 신체적 노력의 저하(Low Physical Effort)이다. 이것은 최소의 물리적 힘 또는 체력으로 기구를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서, 조작이 간편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레버식 손잡이 같은 것을 제작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접근과 사용이 가능한 크기와 공간(Size and Space for Approach and Use)이다. 이것은 사용자의 신체적 조건이나 이동 능력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크기와 넓이를 가지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지하철의 개찰구와 계단과 화장실 등을 만드는 것이다.
메이스는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실제적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누구나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시장성이 있는 제품들을 만들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광범한 부류의 사용자들을 위한 시설 환경과 소비자 제품들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이다.”


■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자!

메이스가 창안하고 스스로 시범을 보여 준 유니버설 디자인은 인간의 능력과 희망의 한계를 엄청나게 넓혀 주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거의 숙명으로 받아들여 왔고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아 온 많은 불편과 비효율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적용으로 상당히 많이 극복하거나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하고 반가운 일이다. 이런 면으로 볼 때, 인간이 정말 위대하고 슬기로운 존재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의 일부분을 부여받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의 지능과 재능은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높이 계발되고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다. 그것들을 사용하고 연습하면 전에 미처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발명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하신 능력은 얼마든지 발전시키고 확대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음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과 원칙을 우리의 생활 영역 전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회와 교회의 모든 지도자가 이러한 생각으로 행정하고 지도하면 우리의 사회와 교회는 단시간 안에 현저한 환경의 변화를 경험할 것이고,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며, 그들의 행복 지수와 건강 및 안전에 대한 만족감이 월등하게 상승할 것이다. 기관마다 단체마다 이러한 디자인을 책임진 부서를 만들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게 하면 우리 모두는 머지않아 과거와는 아주 다른 별천지에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