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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얼굴 펴고 웃음 짓는 세상.

by 은빛지붕 2024. 1. 31.

 

 

 

칠십대 중반을 바라보는한 소설가는 이렇게 말한다.

“ 이 나라는 어째서 허구한 날 이렇게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러운 것일까?

그동안 단 일 년도 혹은 반 년도 마음 편하게 살아 본 기억이 없다.”그는 광복 이후 오늘까지

서민의삶이 고달픈 까닭은 하루도 평온치 않은 작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한다.

어쩌면 이 직설적이고 체험적인 표현이 힘겨운 우리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내비치는지 모른다.

근년의 불황속에서 서민들의 이마에는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사회적 문제들은 우리 얼굴을

찡그리게 만든다.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불편한 마음을 채우는 것은 공허감과 무력감 그리고 

절망감이다. 되풀이되는 매일의 삶에서 무엇보다 살맛을 잃게 하는 것은 무미건조한 단조로움이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열망한다.

 

시지프스의 바위 굴리기 형벌 같은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이카루스처럼 잠시라도 하늘을 맘껏

날아 보는 자유와 여유를 맛보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 쉬운가?

겨드랑이 근처에 붙여볼 만한 신통한‘날틀’의 재료도 여의치 않고, 두발은 천근만근 묵직하게 늘

땅에 붙어 있다.일찍이 지혜자 솔로몬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 하나만은 깨달았다. 하나님은 사람을

단순하게 만드셨는데, 람들은 공연히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면 누가 지혜 있는 사람인가?

사리를 알아 제대로 풀이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찡그린 얼굴을 펴고 웃음을 짓는 사람이

지혜 있는 사람이다”(전도서 7장 29절~8장 1절 공동 번역). 이 말을 정리하면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굴을 찡그리며 짜증스럽게 사는 것은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니고, 창조주의 본뜻대로 단순하게

살면서 마음 편하웃고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는 것이다.그러면 복잡한 문제들 속에서 이미

찡그린 얼굴로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마음 편히 웃으며 살 수 있을까? 이는 아마도 밖에서의

조건이 해결해 주지는 못하리라. 그렇다면 내 안에서의 조건이 그 해답이 될 것이다. 이 문제 많은

세상에서 새처럼 혹은 이카루스처럼 한번 치솟아 오른다고 이 복잡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내 마음속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다. 내 마음속에 시원한 기쁨의

샘물이 툭 터져서 용솟음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조르주 상드는 이것을 믿음의 눈으로 보는

경험이라고 하면서, 믿음은 곧 우리를 감동시키며 전율케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믿음 

큰 보물처럼 애착을 가져야 할 지성적 고상함의 조건이며, 믿음은 진실한 것, 선한 것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찾는 것이라고 하였다.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를 감동시키며 전율케 하는 것은

사실 엄청난 선물이나 칭찬이 아니다. 우리의 얼굴을 펴 주며 웃음 짓게 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둠을 뚫고 동산 위에 천천히 올라오는 보름달, 이슬 맺힌 탐스런 장미송이들

그리고 새봄의 산들바람에 실린 산목련의 향기, 땀 흘려 일한 후 아내 손에 들려진 시원한 

한 사발, 엄마 품에 안긴 채 방긋 웃는 아기의 해맑은 눈 그리고 가없이 펼쳐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무리….믿음의 눈으로 가만히 눈을 뜨면 일상 속에서도 경이로운 신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의 바퀴에 휘감기고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지 않는 것이다.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그 속에서 진실한 것과 선한 것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찾고자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오늘 그 아름다움에 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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