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책을 읽다가 눈에 들어오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일이다.
전쟁이 막 끝나고 조지 워싱턴이 이끄는 미국 정부가 들어서려는 때에 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육군 중령 한 사람이 독립군 사령부 내 중요한 부서에 배치되었다. 그는 사령부 내를
돌아다니며 씩씩한 병사들이 자신에게 깍듯하게 존경을 표시하는 데 매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부임한 이튿날 중요한 회의가 소집되었고 그 회의에서 보직 신고도 할 참이었다. 숙소에서 육군
정복을 말끔하게 다려 입고 회의 장소로 가는데 세찬 소나기가 내린 후여서인지 가야 할 길 앞에 꽤
넓은 흙탕물이 가로막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가는 길에서 수염이 덥수룩한
노인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가 자신이 지금 국가의 중요한 회의에 가는 중인데 흙탕물 때문에 옷을
망칠 수가 없으니 미안하지만 자신을 저쪽 끝까지 업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노인은 국가의
중요한 일로 가는 분에게 기꺼이 그렇게 해 주겠다고 쾌히 승낙한 후 바지를 걷었다.
그리고 중령은 노인의 등에 업혀 흙탕물을 건너기 시작했다.등에 업힌 중령은 이 노인도 자신의
무공을 존중해 주는 것 같아 가슴이 뿌듯했고, 사령부에서도 자신을 알아주는 것 같아 어깨가 으쓱
해졌다. 업혀 건너던 그가 물었다. “노인장은 이번 독립전쟁에 참전하셨소?”
약간 무시하는 말투였다.“예, 저도 참전했지요.” 뜻밖의 말을 들은 중령이 다시 물었다.
“계급이 뭐였소?” 하고는 조금 있다가 “사병이었겠구만.” 그러자 “그것보다 좀 높습니다.”라는
노인의 대답이 들려왔다. “그럼, 하사관이었소?” 귀찮은 듯 그가 물었다. “그보다도 좀 높습니다.”
“그럼, 위관 급이었소?”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중령은 조금 긴장하고 다시 물었다.
“그럼 소령이었소?” 그는 여기서 노인이 “예.”라고 대답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중령이었소?”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중령은 힘이 빠졌다. 등에서 내리고 싶었지만 아직 좀 더 가야 했다. “대령이셨습니까?”
물음이 전보다 공손해졌다.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중령은 울상이 되었다. 그렇다고 묻던 것을 그만둘 수도 없었다. “준장이셨습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그럼, 소장이셨습니까?”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그렇다면 중장이셨습니까?”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도대체 이분은 누구란 말인가. 중령은
이제 더욱 궁금하여 “그럼 대장이셨습니까?” “그보다 좀 더 높습니다.” 이제는 흙탕물을 다 지나
왔고 내릴 때가 되었다. 중령은 노인의 등에서 내리자마자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무례함
을 빌었다. 4성 장군보다 더 높은 사람은 독립국 미국에서 단 한 사람밖에 없었다. 그는 말로만
듣던 5성 장군인 조지 워싱턴이었다. 그가 말했다. “걱정 말게나. 나도 국가에 충성하는 중령을
위해 봉사하게 되어 기쁘네.” 하고는 중령의 어깨를 두드려 주더니 젖은 바지를 내리고 사라졌다
고 한다. 이 일이 인연이 되어 중령은 나중에 조지 워싱턴의 부관이 되어 평생 충성을 다 바쳐
그를 섬겼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했다.
예수님은 조지 워싱턴 정도가 아니라 온 우주를 다스리는 하늘 왕이시다. 우리의 대장 되신 예수!
그분이 이 땅에 오셔서 흙탕물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걸어야 할 불구덩이와 가시밭길을 죄인 된
우리를 들쳐 업고 걸으셨다. 그분은 가장 흉악한 범죄인으로 취급받고 우리가 받아야 할 사망의
형벌을 받으셨다. 그분은 지금도 살아 계시고 이 험악한 불구덩이 같은 세상에서 내 인생을 업어서
건너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 같은 죄인에게 끊임없이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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