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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양치는 소년

by 은빛지붕 2024. 3. 28.

양을 치던 소년이 심심해서 늑대가 왔다고 소리를 쳤다. 동네 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왔다.

그러기를 여러 번 하였으므로 양치는 소년은 꿀밤을 맞기도 했을 것이고 윽박지르는 어른들에게

멱살도 잡혔을 것이다.그러다 정작 늑대가 왔을 때는 아무도 달려오지 않아 소년은 혹 늑대에게

잡혀 갔을지 모르겠다. 양치는 소년 이야기는 거짓말을 하여 여러 사람 괴롭히고, 늑대에게 잡혀

지 말라는 교훈을 주기 위한 이야기이다.
우리 주위에는 양치는 소년이 많다. 즉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양치는 소년들이 많다. 

시도 때도 없이 ‘늑대가 왔다.’고 외치기 때문에 잠도 설치고 시간도 허비하여 정상적인 우리 삶을

흔들어 놓는다. 또 그 외침 때문에 우리는 경제적인 손실과 정신적인 부담도 지대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양치는 소년들의 ‘늑대가 왔다.’는 외침이 우리 인생을 좀먹게 한다는 생각 자체가 정말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가까운 가족부터 형제, 친척, 이웃, 동료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어?’
‘엄마는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언제 물어 본 적 있어요?’
‘아니, 내가 너에게 어떻게 했는데, 뭐라고? 기가 막혀서!’
‘형, 나 찾지 마. 나는 사라지고 말 거니까.’
‘자네가 나한테 따뜻하게 전화 한번 한 적 있어? 이 사람아!’
이 모든 말은 서로에게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것이 아닐까?

 

저 사람은 나에게, 나는 저 사람에게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것이다. 

그런데 양치는 소년이 ‘늑대가 왔다.’고 외치기 전, 그가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목이 마를까,

얼마나 춥고 배고플까 생각하여 따뜻한 물이랑 맛있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가서 그의 등을

감싸주고 따뜻한 물을 마시게 했으면 그는 흐르는 눈물이 묻은 빵을 먹으며 배시시 웃었을 것이다.

그랬으면 그 양치는 소년은 절대로 ‘늑대가 왔다.’고 외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열심히 살면 잘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양치는 소년도 자기가 알아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인생이란 서로 함께 기대며 돌아보며 다독이며 사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어버렸다.

 

어쩌면 양치는 소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정말로 외로움의 늑대, 목마름의 늑대, 추위와 배고픔의 늑대가 그에게 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몽둥이를 들고 간 그 많은 사람 중에 어느 누구도 그 늑대를 발견하지 못하고

거짓말쟁이라는 도장만 찍고 내려간 것은 아닐까? 저 거짓말쟁이 때문에 우리 인생이 고달프다고

두런거리며 내려간 것은 아닐까? 우리 인생길에 외로운 양치기 소년을 많이 두신 까닭은 우리를

불행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그들을 위해 따뜻한 눈빛 한 번, 따뜻한 손길 한 번 건네 주는 것 그리고 따뜻하게 웃어 주는 것은

그들뿐 아니라 우리 자신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은, 자신은 잊고 다른 사람의 행복과 기쁨을 위해 우리 삶을 바칠 때

생긴다고 한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고 각자 사는 삶은 점점 식어가는,

죽어 가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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