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도 말 한마디에 갈라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오랜 기간 친하게 지내던 사이가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에 갈라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는 기껏 상대에게 잘해 주다가도 말 한마디에 몹시 마음이 상해서 그동안 잘 대해 주던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의미 없게 되어 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이 연결됨을 느끼는 것이다. 서로의 심정을 가슴으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마음이 통하고 부드러운 태도가 우러나게 된다. 가까운 사이건 혹은 갈등과 대립으로 긴장된 사이건 서로의 내면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좀 더 수용적이고 협력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똑같은 의미라도 어떤 메시지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의미 전달이 달라진다. 우리의 속뜻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가시가 돋치거나 미사여구가 많다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게 된다. 심지어 서로를 불필요하게 단절시키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메시지 중에서 유달리 사람의 마음을 멀어지게 하고 서로를 단절시킬 가능성이 높은 표현들이 있다. 최소한 그런 말들만 조심해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단절을 불러오는 결과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몇 가지 예는 바로 그런 표현 방식들이다.
1. 도덕적 판단 : 옳고 그름, 잘잘못을 판단하는 말
“네가 나빴어.” “당신이 잘못한 거야.”
2. 진단, 해석, 분석하기 : 심정을 이해하기보다 지적인 해석과 분석으로 말하는 것
“요즘 여자들이 다 그렇지.” “네 성격이 회피적이라서 그래.” “엄마 영향을 받아서 그렇지 뭐.”
3. 자격 운운 :
“당신은 엄마 자격이 없어.”
4. 당위성, 당연시 :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당연하지.” “사람들에게 친절해야만 하는 거야.” “넌 당해도 싸다.”
5. 비교하기, 경쟁시키기 :
“네가 형 반만 따라가도 좋겠다.”
6. 낙인찍기 :
“넌 거짓말쟁이야.” “당신은 천사표야.”
7. 선택과 책임을 부인하기 :
“내가 원래 소리를 잘 지르는 성격이야.” “그러고 싶지 않은데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는 거야.”
8. 강요하기 :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딴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해!”
서로의 마음이 잘 연결될 수 있게 하려면 최소한 위에서 소개한 예들은 삼가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가 이런 말들을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을 삼가면 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말들이 아닌 다른 표현 방식이 있는지 하나씩 소개해 나갈 것이다.
한 가지 기억해 둘 것은, 이런 말의 표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근본 태도와 관점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즉, 이런 말들은 근본적으로 타인의 입장이나 의지를 수용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에게 영향을 주려는 태도에서 비롯한다.
어떻게 말하는가보다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태도와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사람의 속뜻에 귀를 기울이고, 내 뜻대로 상대를 움직이려는 통제의도를 내려놓은 채, 내 속뜻을 전하려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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