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철환’ 씨는 참으로 감동적인 글들을 많이 썼다. 아마도 우리 독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그가 쓴 글을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연탄길> 1~4권은 3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읽고 눈물을 흘렸을 뿐 아니라 일본, 대만에까지 수출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보물찾기>, <곰보빵>, <행복한 고물상>, <행복한 붕어빵>, <송이의 노란 우산>, <못난이 만두 이야기>, <반성문> 등 말 그대로 주옥 같은 많은 작품이 있다.
그 작품 가운데 하나인 <보물찾기>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작가 철환이는 초등학교 시절에 그림그리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미술 시간만 되면 철환이는 늘 주눅이 들고 만다. 이유는 크레파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기 준비를 제대로 해 가지 못한 철환이는 선생님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철환이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집안이 너무 가난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철환이는 미술 시간마다 짝꿍이나 친구들의 크레파스를 빌려 쓴다. 그러다가 매몰찬 친구들에게 구박을 당하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가을, 철환이네 반 학생들은 정릉으로 소풍을 간다. 소풍은 모든 학생의 마음을 행복하고 즐겁게 한다. 철환이도 그랬다. 소풍이 특별히 재미있고 즐거운 이유는 ‘보물찾기’ 때문일 것이다.
그날도 그랬다. 모든 학생이 점심을 먹은 후 드디어 보물찾기가 시작된 것이다. 학생들이 점심을 먹는 사이 선생님은 보물을 감추어 두셨다. 보물에는 크레파스, 연필, 노트, 스케치북 같은 보물들이 적혀 있었다. 주인공 철환이도 짝꿍과 함께 보물을 찾기 시작했다. 돌멩이도 들추어 보고, 나무에 난 구멍이며 바위틈, 나뭇잎 이곳저곳을 다람쥐가 도토리 찾듯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서 보물을 한 장 발견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펴 보았다. 거기에는 그토록 갖고 싶었던 ‘크레파스’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크레파스’가 말이다. 보물찾기를 마치고 선생님은 철환이에게 커다란 크레파스를 가슴에 안겨 주셨다. 그렇게 소풍은 지나갔다.겨울 방학을 하던 날, 짝궁 기종이가 철환이에 조용히 말했다. “철환아, 이건 비밀이야. 절대 말하면 안 돼. 지난번 우리 소풍 갔을 때 말이야. 네가 찾은 보물 크레파스는 사실 선생님이 주신 거야. 선생님이 나에게 철환이 너를 느티나무 아래로 데리고 가라고 하셨어. 그리고 절대로 너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철환이는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선생님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앞을가렸다. 철환이는 두 가지 보물을 찾았다. 크레파스와 선생님이라는 잊지 못할 보물을….
어릴 때 교회에서 들은 선생님의 이야기 한 토막이 생각난다. 하루는 영국의 한 시골 양로원에 목사님이 방문을 가게 되었다. 목사님은 그곳에서 외로운 한 노인을 만나는데 그 노인은 그의 평생을 바다에서 배 타는 일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보물섬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는 보물섬을 찾기 위해 거친 파도, 뜨거운 태양과 싸웠다. 그러나 어디에도 보물섬은 없었다.
그렇게 평생을 살던 할아버지는 이제 자신의 마지막을 양로원에서 외롭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사님은 할아버지에게 시간이 나는 대로 읽어 보시라고 성경을 한 권 드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후, 목사님의 귀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목사님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할아버지가 마지막을 보냈던 양로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드렸던 성경을 펴 보았다.
그런데 성경 어디에도 읽은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깨끗했다. 그렇게 성경을 한 장, 한 장 넘기던 목사님의 눈길을 끄는 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빨강색, 노란색, 파란색으로 여러 번 줄을 긋고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나는 일평생 보물섬을 찾기 위하여 거친 바다를 항해했다. 그러나 보물섬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여기서 내 인생의 보물섬을 찾고 내 인생의 닻을 내리노라. 요한복음 3장 16절.” 그렇다. 요한복음 3장 16절 -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바로 이것이 우리 인생의 닻을 내릴 보물섬이다.
뜨거운 7월, 거친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보물섬을 찾아 평생을 바다에서 파도와 싸운 할아버지의 꿈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이 여름에 철환이가 찾은 보물 크레파스, 선생님도 훌륭하지만 노인 할아버지가 발견한 하늘의 보물을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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