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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동고동락(同苦同樂)

by 은빛지붕 2024. 6. 11.

 

 

 

“위험한 여행을 같이할 사람들 구함, 봉급은 적고 혹독한 추위, 길고 캄캄한 어둠, 끝없는 위험이 따르며 안전한 귀환을 보장할 수 없음. 단, 성공할 때는 명예와 인정이 따름!” 이 광고 문구는 아일랜드 출신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자신과 함께 남극을 탐험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런던타임스> 신문에 실린 내용이었다.
 섀클턴은 아일랜드 출신 영국인으로 유명한 남극 탐험가였다. 그는 세 번이나 남극을 탐험했다.
 첫 번째는 27살 때였다. 영국 정부의 주선으로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스콧 대장과 함께 남극 탐험에 나섰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두 번째 도전은 자신이 대장이 되어 떠났지만 역시 영하 50도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도중에 돌아오고 말았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섀클턴은 다시 한번 남극 탐험을 계획하고 그런 광고를 낸 것이다. 이번 탐험은 남극을 횡단하는 무모한 계획이었다. 자그마치 2,900킬로미터 횡단 도전이었다. 그런데 그 광고를 보고 영국 전역에서 약 5,000명의 젊은이가 지원했다. 놀라운 일이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실로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용기를 얻은 섀클턴은 5,000명의 사람들 가운데서 27명을 선발하여‘인내’라고 이름 붙여진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1914년 8월 1일 영국 런던을 출발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남극을 횡단해 내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 어떠한 난관이 닥쳐와도 극복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항해는 그들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1915년 1월 18일, 그들이 탄 인듀어런스호가 남극에 떠다니는 얼음 조각 속에 그만 갇히고 말았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대원들끼리 낮에는 축구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5월이 되면서 남극에 ‘극야’ 곧, 밤이 계속되는 계절이 오자 그들은 모든 시간을 배에 갇혀서 보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그해 10월에는 얼음의 압력과 사나운 강풍으로 배가 파괴되어 그만 침몰하고 말았다. 그래서 모든 대원은 얼어붙은 바다 위를 행군하여 엘리펀트라는 섬에 도착하고 구조를 기다린다. 그러나 엘리펀트 섬은 남극의 외딴섬으로 배들도 찾아오지 않을 뿐 아니라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 식량도 구할 수없는 황량하고 배고픈 섬이었다.
 여기서 섀클턴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1916년 4월 24일, 섀클턴은 6미터짜리 한 대의 보트에 대원 다섯 명과 함께 1,280킬로미터나 떨어진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서 출발한다. 험하기로 이름난 남극의 추운 바다를 나뭇잎처럼 조그마한 구조선에 몸을 싣고 죽음의 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적처럼 천신만고 끝에 5월 19일, 드디어 포경 기지에 도착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구조 대원들과 함께 8월 30일, 22명의 대원이 기다리고 있는 엘리펀트 섬에 도착하여 기나긴 634일간의 조난 생활을 마감한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634일간의 조난 생활 속에서도 단 한 사람의 대원도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크게 다친 사람도 없었고 단 한 사람만이 발가락 하나에 동상만 입었다는 사실이다. 과연 무엇이, 어떤 힘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엄청난 고난을 이기도록 만들었을까? 그 힘은 바로 대장인 섀클턴으로부터 모든 대원 사이에 흐르는 믿음과 신뢰, 자기희생, 동고동락의 힘이었음이 훗날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힘이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고향으로,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성경 출애굽기 25장 8절에 보면 “내가 그들 중에 거할 성소를 그들을 시켜 나를 위하여 짓되”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씀은 하늘의 하나님께서, 모래바람이 몰아치고 한낮의 뜨거움과 밤의 추위가 있는 광야에서 생활하는 불쌍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동고동락하시기 위하여 자신의 집을 지으라고 하신 말씀이었다.
 나도 너희와 함께 광야에서 생활하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하늘의 푹신한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자신의 백성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시겠다는 말씀이었다. 동고동락(同苦同樂),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웃고, 함께 힘들어해 주시는 분이다. 하나님의 그 힘이 우리 모두를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하늘까지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하는 6월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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