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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대화의 패턴

by 은빛지붕 2024. 4. 27.

 

 

 세계적인 부부 문제 전문가인 거트만 박사나 스텐리 박사는 주로 부부들이 어떤 유형의 대화를 나누는가 하는 것만 관찰해 보아도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기로 유명하다. 필자도 부부 상담을 하다 보니 서로가 주고 받는 대화의 패턴을 보면 그들의 관계에 관한 많은 것을 터득하게 된다. 바라기는 금번 기사를 통해 독자들이 부부 관계에서 어떤 패턴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뿐 아니라 그대들의 대화의 패턴이 건강하게 꼴지어지기 위해 어떤 부분이 변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길 바란다. 거트만 박사가 소개하는 대화의 첫 번째 패턴을 함께 살펴보자! 먼저 여기 베티(아내)와 벌트(남편)가 나누는 대화를 들어 보면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패턴이 어떤지 얘기해 보자!

 

●베티 : 여보! 답답한 게 있어요. 우리가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전처럼 주말이면 친구들을 만나서 놀든지 아니면 당신하고 나하고 함께 산책을 즐기든지, 뭔가 재미있는 일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벌트 : 좀 더 자주 바람을 쐬면 좋겠단 말이죠?
●베티 : 그래요! 저는 집에서 일주일 내내 살림을 하다 보니까 주말에도 집에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해요. 몇시간만이라도 바람을 쐬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어요. 그런데 당신은 매일 저녁에 늦게 오면 피곤하다고 잠을 자든지 아니면 그저 티브이만 보려고 하잖아요.
◆벌트 : 그건 그렇지요.
●베티 : 당신은 주말이면 집안에서 이런 저런 잔일들을 하면서 영 나가려 들지를 않아요.
◆벌트 : 나는 말야! 일주일 내내 공장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 보니까 주말에는 집에만 있고 싶다고요.
●베티 : 그래요. 마침내 집에 왔으니 집에 있어야겠지요.
◆벌트 : 그래요. 나는 어떤 요구, 압박도 원치 않아요. 그
냥 편하게 지내고 싶을 뿐이에요.
●베티 : 그랬었군요.
 

건강한 대화의 첫 요소, 서로에 대한 존중심

 이 두 사람의 대화는 두말할 것 없이 건강한 대화의 패턴이다. 어떤 요소들이 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건강하도록 꼴지어 주고 있는가? 그것은 첫째,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자신의 입장을 마음 놓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건강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이런 안정감(securuty & safety)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는 균등한 관계에 있어야 한다. 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부부들을 보면 한편이 다른 한편보다 훨씬 더 힘이 센 나머지 불균등한 상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여기서 얘기하는 힘이란 건강하거나 바람직한 힘이 아니다. 배우자의 폭력적인 힘이나 조작하는 힘, 폭발하는 분노 아니면 실랄하게 비판하고 깎아 내리는 등등의 학대가 너무 무서운 나머지 한편이 죽어 지내게 되고 그래서 결국은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못하고 마음에 쌓아두고 살게 되는 경우엔 이미 대화가 죽은 상황이다. 왜 그런가? 대화란 서로의 인격, 의견, 느낌들을 균등하게 존중하는 위치에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성경은 남녀가 비록 성이 다르고 느낌과 생각을 처리하는 두뇌의 구조가 다르지만 똑같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에 동등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는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남자나, 여자나, 상전이나, 종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똑같이 하늘의 유업을 이어받을 동등한 위치에 있는 존재임을 바울은 천명하고 있다. 배우자가 내게 하는 말이 아무리 말 같지 않게 들리고 틀린 말로 들린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거나 다 들어 주지도 않은 채 반박하거나 힘으로 억눌러서 더 이상 그런 말을 꺼내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한 사람을 무시하는 것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을 무시하는 행위가 된다.
 건강하지 못한 부부의 경우에 가장 먼저 없어지는 것이 있다면 서로를 향한 예절이다. 서로 너무 편하게 여기는 나머지 막 대하게 된다. 물론 서로가 너무 편하게 느끼다 보면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런데 아무리 편하게 느낀다 하더라도 항상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 물론 항상‘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또 어떻게 반응할까’조바심부터 생겨서 가슴이 조마조마해져서도 안되겠지만 너무 편한 나머지 통제없이 마구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있는 그대로 마구 터뜨려 놓아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건강한 대화가 회복되려면 기본적인 예절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본다. 바로 이런 예절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하는데 아무리 부족하고 모나며 모자라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도 기본적으로 받아야 할 존중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존중심이 인간 관계의 기본인 만큼 지켜야할 것이다. 

 

서로 입장을 인장하고 이해해 주라
 두 번째로 위에 언급한 부부의 대화 속에 나타난 건강한 대화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입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인 만큼 또한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들어 주고 인정해 주며 이해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그랬었군요! 그건 그래요.”라고 고개를 끄떡거리며 인정해 주는 말들(validating)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인정해 주는 것과 동의하는 것은 서로 별개라는 사실이다. 인정해 준다는 말은 상대방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이해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다. 이 부부가 그 다음에 나눈 대화를 보자! 항상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종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대화해 나가는 모습이 여간 아름답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베티 : 여보! 당신하고 나하고 함께 데이트를 즐기며 저녁식사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전에는 자주 그렇게 했었잖아요.
◆벌트 : 나는 더 이상 그렇게 하고픈 마음이 내키지 않는걸! 나는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스트레스를 항상 받고 있기 때문에 그냥 좀 편하게 지내고픈 생각뿐이에요. 잘 알잖아요.
●베티 : 편히 쉬고 싶다고요?
◆벌트 : 그렇죠.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베티 : (웃으면서) 절대 그렇지 않아요.
 

타협점을 찾으라 

 자! 끝으로 이들이 서로의 다른 의견을 어떻게 조절하게 되었는지 또 한번 살펴보자!
◆벌트 : 자, 그럼 당신의 제안은 뭐예요?
●베티 : 전에도 얘기했듯이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자는 얘긴데 사실 물어보는 것도 어려워요. 당신이 매우 피곤하다는 걸 알고 또 내가 뭐라고 하면 당신이 화를 낼까봐 그렇죠.
◆벌트 : 솔직히 말해서 내가 두려워하는 게 있어요. 그건 내가 만약 조금이라도 당신 요청을 들어 주면 항상 그렇게 해야 할까봐 걱정이 돼요. 내가 집 문 안에 들어설 때 활짝 미소를 짓고 나타나면 당신이 혹 내가 파티를 즐길 준비가 된 것처럼 착각해서 매일 밤 나가자고 할까봐 두려운 거죠.
●베티 : 그러니까 당신이 피곤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되면 내가 항상 나가자고 당신을 조를까봐 두렵다는 말이죠?
◆벌트 : 그래요. 내가 좀 그렇게 생각하는가 봐요.
●베티 : 매일 나갈 필요는 없어요. 전혀 나가지를 않으니까 그것이 문제지요.
◆벌트 : 그럼 한 달에 네 번씩만 나가도록 하면 어떨까요?
●베티 : 지금으로서는 아주 좋은 해결책인 것 같아요.
◆벨트 : 그래요? 그러면 한 달에 네 번 나가는 것으로 약속합시다.
●베티 : 아주 좋은 타협안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