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모음

대화의 3 번째 패턴, 회피형(Avoidant)

by 은빛지붕 2024. 4. 29.

 

 

조(Joe)와 쉴라(Sheila)는 자신들의 결혼생활에서 성적인 면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연 성적으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 부부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자녀를 낳고 살다 보면 바빠지고 피곤하게 될 뿐 아니라 같이 오래 살다 보면 서로에게 권태감도 느껴 자연히 만족감이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자위한다. 그러고는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인다. 더군다나 두 사람다 성장기 시절에 스킨십을 그렇게 많이 하며 자라나지 않았기 때문에 육체적 친밀감 따위는 끈끈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마치 그런 것 따위는 초월한 사람처럼 툭툭 떨쳐 버린다. 끝으로 성 생활은 그렇고 그렇지만 다른 면에서 서로 잘 맞으니 살 만하지 않느냐고 말하며 위로한다.

 

갈등을 회피할수록 문제는 커진다
 지난호에 언급한 굴곡형 대화를 나누는 부부가 폭풍이 몰아치는 형이라면 회피형 부부가 나누는 대화는 얼핏 들으면 마치 여름날 아주 잔잔한 호숫가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회피형 부부가 아주 성숙한 부부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이 물론 서로를 향한 사랑을 확인하고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들을 고수하며 늘 긍정적인 면들을 보려고 애쓰는 점은 매우 본받을 만하다. 그러나 얼마든지 개발하고 수정할 수 있는 점들까지도 마치 팔자인 것처럼 용납하는 것은 너무 수동적이며 염세주의적이지 않는가? 또한 이들 중에는 성장기 시절부터 쟁점적인 문제들이 생겼을 때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해서 터부시하며 성장한 경우가 많다. 

 

굴곡형 여자, 회피형 남자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회피형(Avoidant) 대화를 선호한다.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자면 여자가 남자보다 굴곡형(Voletile)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크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당장 문제를 풀어야 하는 스타일의 열성은 대부분 여성에게서 발견되고 남성들의 경우에는 존 그레이(John Grey)의 언급처럼 문제가 생기면 도피하고(Flight) 심지어는 자신의 동굴 속으로 숨어 버리려는 습성이 많이 발견된다. 그렇다면 왜 남자들은 아내가 수백 번 이런 것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언급을 해야만 마지 못해서 문제에 직면하는가? 아내는 남편을 소극적인 겁쟁이나 덜 성숙한 남성으로 잘못 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지가 않다.
 훌러대학원의 스탠리 박사의 지론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일반적으로 감정을 언어로 담아 구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섬세한 감정의 몰이해로 생겨난 문제들일 경우에는 아내의 감정을 이해하고 또 자신의 감정적인 흐름들을 표현하는 데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 내지는 핸디캡을 느낀다. 필자는 상담을 하면서 이론이 상당히 일리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곤 한다.
 여성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언어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그렇게 할 수 있는 훈련과 에너지가 충만한 반면 남성들은 제대로 한번 표현하기도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힘이 쪽 빠진다. 내 마음을 그냥 알아줘야지 어떻게 그 깊은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겠냐며 투덜거리며 시도하다가 족족 실패하게 되면 아예 그 다음에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다. 내 입장을 알아 주지 않는 사람에게 구걸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동굴 속으로 숨는 것이 차라리 편하다고 결정짓는다.
 만약 회피형 남편이 굴곡형 아내를 만났을 경우엔 아주 답답한 상황이 야기되어 이것들이 잘 처리되지 않을 땐 위기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문제가 생기면 당장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내의 십중팔구는‘아! 내가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아주 하찮게 여길 뿐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나를 도리어 불평투성이로 생각하는 걸 보니 더 이상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게 분명해.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알았어. 이젠 나도 사랑을 구걸하기보다는 차라리 마음을 굳히고 닫아 버리고 말 거야!’이렇게 되면 도피하고 회피하는 남편의 습성을 자신를 향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인 나머지 아내도 회피형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회피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작은 도피 습성들은 쌓이고 쌓여 결국 서로 포기하는 치명적인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게 되고 내 집안의 낯선 자들이 된다. 서로를 귀찮게 굴지 않는데서 오는 편함은 있을지 모르지만 겉으로만 부부이지 실제로는 서로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 영역이 함께 나누는 영역보다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서로 그냥 덤덤하고 편한 게 좋은 것이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문제를 우회하면서 살얼음을 피해가는 커플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나누고자 한다.
 

회피형 부부를 위한 대화 지침
1. 서로를 향한 쟁점이 고조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 포기되는 것을 두려워하라!
2. 당장 문제를 다루기를 우회함으로써 오는 편함과 안정은 결국 폭풍우를 몰고올 먹구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
3. 문제는 회피하면 할수록 커진다는 것을 기억하라!
4. 문제를 자체 내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신속히 전문 상담인의 도움을 구하라. 전문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일에 겸손해야 하나님의 치유의 은혜를 덧입을 수 있다.
5. 회피형 패턴에 익숙해진 배우자는 좀 더 진지하게 오늘 문제에 직면하는 열심과 성의를 보여야 한다. 결코 내일로 미루지 말라.
6. 당장 문제를 풀어야 하는 배우자는 회피형 배우자에게 급하게 다그치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부여하라!
7. 남편은 아내가 문제를 지적할 때 그것을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저변의 감정을 이해해 주며 객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성숙을 보여라.
8. 문제가 생겼을 때 남편이 당장 풀려고 하기보다는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원할 때 아내는 그런 움직임을 나를 향한 개인적인 배척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남편이 자랄 수 있는 영적 성숙의 기회로 여겨 기꺼이 베풀어 주라! 그리고 기도해 주라! 

 

'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는다는건 얼마나 서글픈가!  (0) 2024.05.01
관계의 부메랑 법칙  (0) 2024.04.30
대화의 2 번째 패턴  (0) 2024.04.28
건강한 대화의 패턴  (0) 2024.04.27
감정 표현의 중요성과 방법  (0)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