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크 센델에 따르면 ‘정의’란 인간의 미덕과 인격을 수양하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라고 합니다. 공동체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가 ‘가정’입니다.양육이 필요한 영유아기, 타인과의 사회성을 증진하는 아동기, 정체성을 찾는 청소년기, 국가와 사회를 위해 주역이 되는 성인기, 지식과 지혜를 전수하는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기본적인 욕구를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과 함께 습득하고 충족합니다. 이 중 중요한 요소가 가정이 공동선을 추구하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궁극적으로 국가와 사회 또한 선한 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정의 틀이 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형태의 4분의 1은 ‘1인 가구’라고 합니다.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가치관이 다양해지면서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한국의 가족 구조는 대가족 → 핵가족 → 부부 중심 가족 → 개인 중심 가족으로 변천사를 겪었습니다. 가족 구조적 변화에 의한 기능적 변화가 생기고 기능적 변화로 말미암아 가치관의 변화와 예측 불허의 가족 주기를 맞고 있어 가정이 불안합니다. 그래서 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가정 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저출산, 고령화, 이혼, 청년 실업, 입시 지옥, 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개인이 감당하기는 힘겨운 현실임에도 견뎌 낼 수 있는 이유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지만, 가정이라는 울타리마저 무너진다면 개인도 가정도 사회도 모두 불안해지기 마련입니다.
갈등과 위기의 가정
우리의 가정은 현재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의 순간에 놓여 있습니다. 전통적 유교 문화가 급속한 서구 합리적인 문화와 충돌하여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고 소통을 저해하고 있으며, 폐쇄적인 세계관이 가정이 외부와 호흡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전반의 물질 만능주의, 극심한 경쟁 등의 분위기는 행복한 가정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큰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
개인이 생존과 번영을 위해 타인 혹은 주변 환경에 적응하듯 가정 또한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해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요구되는 변화 주기가 상당히 짧은 편으로 인한 스트레스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현재의 우리 가정에 요구되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01 왜곡된 가족 관계를 타파 | 유교 문화에서 파생된 상하주의와 가부장적 의식을 철폐해야 합니다. 엄격한 상하주의는 가족 구성원들로 하여금 소통을 막습니다. 또한 가부장적 의식은 가정의 권력과 중심을 가장에게만 몰아 왜곡된 가족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 요인들을 해소하면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는 평등해지고 의사소통이 증진되어 건강한 가정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02 서로 인정하고 대화 | 가정은 이제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와 교류하며 외부와 호흡하면서 적응해야 합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들 간에 다양한 체제를 형성하여 서로 인정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외부와 구분되는 우리 가족만의 정체성을 형성하면서 외부와 항상 교류하며 배우고 습득해야 합니다. 건강한 가족 생활을 위해서는 가족 내·외적 자원의 지지와 활용이 필요하며 사회적 관계 기술이 가정 내에서 잘 발달되어야 합니다.
03 공존을 위한 적절한 균형 | 가족 구성원 각자는 언급한 개선점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개인주의보다 공동체 의식을 함양해야 합니다. ‘개인’과 ‘공동체’가 공존할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 가족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에 충실하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가정에서 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민주주의 과정이 토대가 되어 보다 큰 단위의 사회와 국가에 적용될 때 바로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04 배려와 이해와 사랑의 실천 | 배려, 이해, 사랑이 추상적인 용어가 아닌 행동적 실천 용어가 되어야 합니다. 가족이라면 당연히 그렇다고 여기기 쉽지만,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관심을 두고 서로의 장점을 격려하고 단점을 보완하며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로 이끌어야 합니다.
05 자아 실현을 돕고 의지 존중 | 가족 구성원이 자유 의지로 삶을 계획하고 세상을 볼 수 있도록 가족 개인의 자아 실현을 도와주고 촉진하여 가족 개인이 지니고 있는 잠재 능력을 발견하고 이를 개발하여 각자의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06 차별 없이 양성 평등 양육 | 양성 중 어느 특정 성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이나 고정 관념, 차별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고 생물학적인 차이를 사회·문화적인 차이로 직결시키지 않고 남녀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는 특성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도록 부모는 부부 파트너십을 가지고 자녀를 지도하는 성 평등적 양육 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가족은 보석이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가족입니다. 이 소중한 존재는 잘 다룰 때 보석처럼 행복으로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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