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주부가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다. 자칫 고립되기 쉬운 아파트 생활을 어떻게 하면 이웃과 함께 교감하며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녀는 같은 층을 쓰고 있는 옆집과 자기 집 대문 사이 좁은 공간에 아름답고 작은 화분을 하나 올려 놓았다. 그리고 수시로 화분 앞에 감동적인 글을 적어 그의 가족과 옆집 가족이 드나들며 볼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작은 일이 금세 향기를 내기 시작했다. 이웃집은 이 예사롭지 않은 삶의 태도에 한마디로 반해 버렸다. 그러고는 아파트 생활의 전형적인 고립 관계가 깨어지고, 서로 나누는 삶이 시작되었다. 음식을 담은 접시가 왕왕 두 집을 오갔으며, 그녀의 가족이 이 집을 떠나고 난 다음에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족 같은 이웃이 되었다.
이 주부가 이번에는 연립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얼마 있지 않아 앞집이 새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다. 우연히 지나치다 인부들이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자기 집 1층 주차장 앞에서 떨고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차고 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평상을 끄집어내어 깔끔하게 청소한 다음 이렇게 쪽지를 써 붙였다. “O시부터 O시까지는 차가 없으니 이곳에서 편히 쉬세요.”자기 집과 전혀 상관없는 공사를 하던 인부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주차장을 내어 준 것이다. 인부들은 물론 앞집 주인도 그녀와 친구가 되었다. 인부들은 일을 마치고 떠날 때 물청소까지 해 가며 주차장을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치워 주었다. 게다가 공사하고 남은 시멘트를 가져다 부서진 주차장 바닥을 말끔히 고쳐 주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어떤 삶이 가장 귀한 삶일까?
존 맥스웰(John Maxwell)의 <당신 안에 잠재된 리더십을 키우라(Developing The Leader Within You)>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매사추세츠의 폴 쌍가스(Paul Tsongas) 상원 의원은 1984년 1월 미국 상원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며 재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당시 정치권에서 떠오르는 별이었으며, 미국 대통령이나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그는 이 발표를 하기 몇 주 전에 자신이 일종의 임파선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완쾌는 힘들지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었다. 이 질병으로 그는 유한한 자신의 실체를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 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을 그것, 그것은 바로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자녀들이 자라는 것을 보는 일이었다. 그는 국가의 법률을 바꾼다든지 역사책 속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는 일보다도 그 일을 원했다. 그 결정이 발표된 직후, 한 친구가 우선순위를 분명히 한 그를 축하하기 위해 짤막한 글을 써서 주었다. “죽음의 침상에서, ‘내가 사업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내 친구 중 한 사람은 언제나 자기 삶의 목표가“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실천하기를 기뻐한다. 그래서 그는 어떤 경우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인생을 마치고 돌아보면서“더 많은 돈을 벌지 못해 후회한다.”거나“더 큰 일을 이루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후회한다면 우리 가족과 이웃에게 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올 한 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을 사랑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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