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주차장에서 탄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잠시 멈추며 문이 열리자 무심히 발을 들여놓던 여성이
화들짝 놀라며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여성의 비명에 나도 덩달아 놀라면서
그 여성을 보니 삼십 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단정한 차림이었습니다.그 여성은 자신의 행동이
미안했던지 승강기를 그대로 타면서 계면쩍은 웃음을 띠었는데 나는 이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기
위하여 왜 그렇게 놀라시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승강기에 아무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대답이
었습니다. " 아니, 상가 건물의 승강기는 공용시설인데 아무도 없을 것으로 알았다는 생각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그렇다고 비명까지 지르며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 건 또 무엇이냐 " 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시선을 천정에 고정시킨 채 헛기침만 할 뿐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겪은 상황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수도 없이 겪은 일 중의 하나로써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겪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그것은 내가 그동안 승강기에서 만났던
많은 여성들로부터 잠재적 추행범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이미 들어선 고령의 나이에도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민망하여 혼자서 승강기를 탈 때마다 제발 여성. 특히 젊은 여성을 만나
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사람이 승강기를 타는 시간은 불과 몇 초에 불과합니다. 비록 고층이라 할지라도 30여 초 내외의
짧은 시간이 마냥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장소가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과 승객 상호간 대부분
생면부지의 관계 때문일 것인데요 그런 공간에서는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의 심리에다
가족 외에는 누구도 믿지 못하는 경계심이 작용하여 쾌적해야 할 승강기 내부가 불신의 공간이
된 듯합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흉악범죄 중에는 승강기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경계심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그래서 승강기 내에는 대부분 CCTV
가 설치되어 있지만 그것이 만능은 아니라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CCTV가 범죄 예방이나 수사에
도움은 되겠지만 범행을 막는 장치는 아니기 때문에 많은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폐쇄
공포증 같은 것을 겪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목석같은 노인 면전에서 비명을
지르는 행위는 곤란하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든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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